금융당국이 오는 9월 중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선순환 벤처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한다. 벤처캐피탈 관련 규제 합리화 및 투자 시 불합리한 사항 개선 등을 통해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업·벤처기업 지속 성장’ 환경을 조성, 새로운 산업·시장·일자리 창출의 경제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D.Camp)에서 창조경제의 핵심 주역인 벤처캐피탈·사모펀드(PE)업계·은행 및 보험업권 등 주요 투자자와 함께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개 세미나’를 갖고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벤처·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사모투자회사, 유한책임투자자 등 벤처 생태계 참여자로부터 생생한 의견을 등고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신 위원장은 건강한 창업 성장환경 조성을 위해선 충분한 벤처자금 공급과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벤처캐피탈간 개방적 구조 형성과 투자대상 확대 등 벤처캐피탈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는 벤처캐피탈 활성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연기금, 은행·보험 등의 벤처·중소기업 투자 관련 애로 요인이나 투자 관련 불합리한 사항 등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사다리 펀드의 선도적 역할을 통해 벤처캐피탈, 융자기관, 보증기관, 투자자 그리고 창업자간 유기적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성장사다리펀드에 역량있는 루키 벤처캐피탈이 참여하고 이들 벤처캐피탈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선순환 벤처 생태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지난 12일 향후 3년간 총 6조원이 투입되는 성장사다리 펀드를 공식 출범하고 다음달 본격적인 펀드 운용에 돌입한다. 성장사다리 펀드는 정책금융공사,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등 정부 유관기관이 1년차 6000억원, 3년간 1조8500억원, 민간은 1년차 약 1조3750억원, 3년간 4조1500억원을 출자한다.
신 위원장은 민간자금 참여가 활발하고 추가 자금 수요가 있을 경우 성장사다리 펀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홍재근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벤처·중소기업 금융현황과 개선방안’을 통해 융자중심의 금융에서 초기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및 풍부한 성장금융 제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은 ‘창업 실패 이후 재기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쳐스 대표는 ‘풍부한 성장금융 제공·회수시장 확대 등의 장기펀드 및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한 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을, 김수민 유니슨코리아 대표는 ‘역량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또 ‘민간 금융회사의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참여 장애 요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희석 한화생명 본부장은 “민간금융회사는 건전성 규제와 이해상충 문제로 벤처투자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제한되지만 수익률 제고 등을 위한 대체투자 확대 측면에서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대체투자 수단으로서 벤처캐피탈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