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이임식을 한다. 양 원장이 사의 표명 사흘 만에 이임식을 하는 것으로 비춰볼 때 사표는 이미 수리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감사원에 따르면 양 원장은 26일 오전 11시에 이임식을 할 예정이다. 양 원장은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3월 임명돼 약 1년7개월의 임기를 남겨두고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를 두고 4대강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정치감사’ 논란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양 원장이 자진 사퇴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위원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인사 갈등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도 이날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와 관련, 정부 여당 내 권력암투 의혹을 제기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논평을 통해 “감사원이 권력 눈치 보기 감사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번 감사원장의 전격적인 사퇴배경에도 권력암투가 자라잡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며 “독립성이 보장된 감사원장의 사퇴가 정치적 외압설과 인사갈등설 등 잡음에 휩싸인 것에 대해 청와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양 원장은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고 이임사에서 자진 사퇴 배경이나 소회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이 이임식을 함에 따라 청와대의 후임 감사원장 인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후임 감사원장으로는 박근혜 정부 집권 초기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박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이 가장 유력한 후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 초기 유력한 감사원장 후보군 중 한 명이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