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제로족이 뜬다] TV 없어도 ‘드라마 킬러'… 비결은 ‘손 안’에 있다

입력 2013-08-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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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스마트폰으로 아무때나 시청

▲최근 TV대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뉴시스
모바일 TV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가정에 TV가 없어도 이젠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다.

TV를 대신하는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보급이 점차 늘어나면서 생긴 일이다.

TV와 PC 등 코드가 연결된 기기들을 끊고, 선이 없는 무선 모바일 기기만을 사용하는 이른바 ‘코드커팅족’이 뜨고 있다.

코드커팅족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88만원 세대라 불릴 만큼 낮은 임금과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TV를 볼 여유가 없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이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하는 비싼 TV를 구입한다는 게 부담스럽다.

예전처럼 TV프로그램에 대한 ‘본방사수’수요가 크게 줄어든 면도 코드커팅족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다.

TV가 아닌 IPTV를 이용해 얼마든지 이전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 뿐더러 스마트폰을 통한 시청은 더 쉽다.

유료서비스인 IPTV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 시청에는 무리가 없어 최근에는 대중화된 DMB로 시청자들은 움직이는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TV 프로그램을 즐긴다

이른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코드커팅족이 뜨고 있다.

◇ TV 아닌 ‘또 다른 TV’에 빠진 사람들

이미숙(33)씨는 원룸에 거주한다. 원룸 옵션으로 작은 브라운관 TV가 놓여 있지만, 집이 좁아 주인에게 TV를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오히려 TV는 공간만 차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모바일혁명으로 이젠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등으로도 얼마든지 원하는 TV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까닭에 굳이 좁은 방에 덩치큰 TV를 놓아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TV는 공간만 차지하는 거추장스러운 물건”이라고 말한다.

이씨처럼 TV와 PC를 거부하는 ‘코드커팅족’이 늘고 있다. 최근 통계에서도 코드커팅족의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

2012년 기준 국내 1인 가구의 TV 보유율은 90.5%로 2009년 93.7%, 2011년에 91.3%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2인 이상 가구의 TV 보유율인 98%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층은 이제 TV가 없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본 방송 시간에는 개인적 시간을 보내며 ‘본방사수’에 매달리지 않는다.

이를테면 일요일 오후 시간대 개그프로그램 시청자의 경우 방송 시간을 맞춰 TV 앞에 앉아야 하고, 5분여의 광고를 지켜봐야 한다.

또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아 재미가 덜한 코너까지 모두 시청해야 하는 불편함까지 생긴다. 필요한 부분을 보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하지만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운로드 할 경우 모두 뛰어넘어 시청할 수 있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TV 프로그램도 자신이 원하는 내용만을 골라서 보는 시간관리 대상일 뿐인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으로 거의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저장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주말에 TV를 보기보다는 출·퇴근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제 TV가 없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로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이다.

◇ TV 프로그램보다 ‘먹방’이 더 재미있는 사람들

집안에 TV가 점차 사라지면서 모바일 앱이나 PC를 이용해 볼 수 있는 TV 프로그램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개인방송이 이제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거나 동시 접속자가 수만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성장했다.

같은 시간대 하는 드라마보다 ‘먹방(먹는 방송)’을 즐겨보는 사람도 있다.

이제 TV가 없어도 얼마든지 볼거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유튜브 등에서는 TV 프로그램의 주요 부분만 편집해 올라온 동영상이 있는가 하면, 이런 서비스가 최근 한 통신사에 의해 유료 프로그램으로 개발되기도 했다.

TV를 멀리하는 분위기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선 유료TV의 코드커팅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유선 가입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최근 미국 통신 분석가 크레이그 모펫은 지난 2년간 미국내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과 위성TV, IPTV 사업자들의 가입자 규모가 2012년 4분기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케이블TV 가입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 감소했고, IPTV의 경우 25%를 웃돌던 증가폭이 최근 15%대로 급감했다. 위성TV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만2000여명의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처럼 현실로 다가온 코드커팅의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지만, 경기침체 때문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2007년 미국 전체 가구 중 TV가 없는 가구는 201만명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501만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의 TV 시청이 컴퓨터(37%), 인터넷TV(16%), 스마트폰(8%), 태블릿(6%) 등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TV 시청자들 역시 젊은층을 중심으로 TV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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