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연찬회, 경색정국 해법 없이 마무리…‘이석기’도 화두

입력 2013-08-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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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새누리당 연찬회가 정국을 강타한 이석기 의원 사태에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며 끝이 났다. 9월 정기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의 주춧돌이 될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기존의 방침만을 재확인했을 뿐 여야 간 대치 국면을 풀 해법이나 정국현안에 대한 쓴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연찬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석기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반응을 보이던 모습에서 민주당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의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민감한 발언 공개 꺼려 = 30일 진행된 자유토론은 당초 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시작 직전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형식도 자유토론에서 의원의 자유발언으로 바뀌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지도부가 민감한 현안에 대한 발언 공개를 꺼린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한 의원도 80여명에 불과했고 발언을 한 의원은 정몽준 의원, 김영우 의원 등 10여명에 그쳤다. 정몽준 의원은 “정기국회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만큼 정기국회 일정이 불확실한 것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초점을 맞춰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자유발언에서는 당정관계에서 당이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영우 의원은 “대통령의 한마디에 당정이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세법 개정안과 전월세 대책 등에 대해 당정이 물밑회의를 통해 협의를 하고 있었음에도 대통령의 한 마디에 정책 초점이 흐려지는 일련을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최경환 원내대표는 “보다 활발하게 소통하게 당이 정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세수부족으로 SOC 사업 등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복지 확대도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열악한 환경에 있는 많은 SOC 사업들도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며 “그런데 예산 편성 흐름을 보면 SOC 예산을 줄여 복지 확대 쪽으로 돌려막기 식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기 사태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 제기 = 연찬회의 화두는 역시 ‘이석기’였다. 연찬회 첫날인 29일 이석기 사태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리도 아직 어떻게 된 사실인지 잘 모른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하지만 30일 “전쟁을 준비하자”고 지시한 내용의 ‘이석기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종북세력’의 국회입성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구체적인 의견이 나왔다.

주사파로 활동하다 전향해 민주화운동을 한 하태경 의원은 “이석기 의원이 국회로 들어온 것이 누구 때문인가에 대한 책임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칙 없는 반국가 세력하고도 권력만 잡을 수 있다면 단일화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며 직접 민주당을 겨냥했다.

하 의원은 “(야권이) 단일화 하지 않았다면 통진당이 이렇게 자리를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난해에 통진당의 본질을 폭로되지 않았다면 대선 때 이정희 문재인 의원이 연합했을 것이고 그래서 만약 대선에서 이겼다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들이 청와대와 국가의 중추에 들어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사태를 민주당이 초래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북세력은 야당에 기생해서 커간다”면서“야당이 끊어주기만 한다면 정말 미미한 세력이며 야당이 절제해서 이것을 끊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정책브레인 특강 =첫째날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브레인’이라 불린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특강을 해 주목을 끌었다. 김 교수는 최근 증세로 논란이 된 세제개편에 대해 “부자에게만 세금을 거둬서는 감당이 안 되며 중산층에게도 거둬야 한다”며 “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진보정당이든 각자가 생각하는 정도의 복지재정이 얼마든 부자들에게만 물려선 안 된다”는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또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정쟁에 대해선 “정치권은 작은 꼬투리로 분노를 유발해 원인을 간단히 규정해 버린다”고 비판했다. 정치쇄신과 관련해선 “새 인물이 나오고 신당을 만드는 것을 새 정치라고 하는데, 새 인물이 나온다고 새 정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합리적이고 시의적절한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새정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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