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통신업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이하 버라이즌)가 영국 보다폰이 보유한 1300억 달러 규모의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을 인수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1세기 들어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으로 평가되고 있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2000년 버라이즌과 보다폰이 55대 45 지분 투자로 설립된 합작 통신회사다. 버라이즌은 이번 거래를 통해 이 회사를 100% 자회사로 손에 넣게 됐다.
버라이즌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보다폰이 보유하고 있는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 45%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입 대금은 현금 589억 달러, 버라이즌 주식 602억 달러어치, 기타 소규모 거래 110억 달러 등 방식으로 지불될 예정이다.
보다폰과 버라이즌 양사는 이미 이사회를 열어 각각 만장일치로 이 거래를 승인했으며, 앞으로 주주총회와 규제 당국 승인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 중에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지분 정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번 M&A는 양사에 모두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은 미국 제1위 이동통신업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경영 전략에 유연성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웰 머캐덤 버라이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지난 13년간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우리(버라이즌)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 요소였다”며 “이번 거래로 다수 플랫폼에 걸쳐 가치를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보다폰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13년 만에 미국 통신시장에서 철수하는 대신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유럽은 물론 인도 등 신흥시장과 유선통신 분야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폰은 버라이즌 주식(602억 달러) 전체와 현금 589억 달러 중 239억 달러를 자사 주주들에게 풀기로 했다. 보다폰은 또 앞으로 3년간 유무선 네트워크를 개선하는 데 9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거래는 사상 세 번째 규모 M&A가 되며 21세기 들어 최대 규모의 M&A다. 지금까지 M&A 중 최대 규모는 보다폰이 1999년 독일의 만네스만을 203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이후 2000년에 AOL이 타임워너를 1650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 두 번째 규모의 M&A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