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경기부양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는 이날 정례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다. BOE 역시 기준금리를 0.5%로 묶고 자산매입 규모는 3750억 파운드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회의 후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현 상태 또는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필요로 하는 한 부양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시장이 우려하던 유럽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
드라기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추측이 통화정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우려로 이어진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일부 집행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위원은 경제 회복세가 미약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맞섰다”며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ECB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 마이너스(-)0.6%에서 -0.4%로 0.2%포인트 높인다”고 전했다.
다만 2014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제시해 지난 6월의 1.1%에서 소폭 낮췄다.
ECB는 올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의 1.4%에서 1.5%로 높였으나 2014년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의 1.3%를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금융시장 개선 추세가 점진적으로 실물경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CB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는 다른 행보다.
미 연준은 최근 고용시장이 개선되면서 출구전략쪽으로 기울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주요20국(G20) 정상회의 첫날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출구전략이 임박했다는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