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직업의 세계①] 피터, 맞춤 골프채 ‘미다스의 손’

입력 2013-09-06 09:49 수정 2013-12-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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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트ㆍ그립 교체는 기본, 스윙 문제점까지 ‘콕콕’

골프장 500개 시대다. 골프전문 TV채널 2개, 골프 관련 학과도 10여개나 생겼다. 특히 젊은층과 여성 골프 인구가 증가했다. 이제 ‘골프=귀족스포츠’라는 편견은 사라지고 있다. 관련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아직도 골프 관련 업종·직종에 대해 생소한 사람이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골프, 직업의 세계’. 골프 관련 직업의 다양성을 소개, 골프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골프를 통해 새출발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유용한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

◇ 골프채 ‘미다스의 손’ 피터

골프채를 피팅(Fitting)하는 사람이다. 최근에는 피팅 장비와 기술의 발달로 피터들의 능력은 상향 평준화됐다. 단순히 샤프트와 그립을 교체하는 작업에서 벗어나 골퍼의 감성까지 사로잡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그야말로 ‘골프채 미다스의 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터가 되기 위해서는 골프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골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골프채에 대한 이해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기계나 금속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결국 기계를 잘 다루거나 손재주가 좋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피터가 되기 위해 국내외 골프용품업체 주최 피팅스쿨 및 피터 양성 과정에 참가, 관련 수료증을 취득하는 사람도 있다. 기간은 1~3개월로 이론과 실기 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수료증 유무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다. 수료증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선배 피터에게 1대1 교습을 받으면 여러 명이 수강하는 피터 양성 과정보다 탄탄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

은퇴나 정년이 없고 나이나 체력에 상관없이 할 수 있어 잘만 하면 평생 직업이다. 골프채를 사용하는 한 피팅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 고소득을 기대하고 뛰어들 경우 크게 실망할 수 있어 돈에 대한 집착보다 열정이 필요하다.

좋은 피터가 되기 위해서는 탁월한 피팅 기술을 갖춰야 한다. 탁월한 피팅 기술이란 골퍼의 불만을 빠르게 캐치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준석 피터즈랩 피팅센터 대표는 “대부분의 문제점은 골프채보다 스윙에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비싼 샤프트로 교체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장비(헤드ㆍ샤프트ㆍ그립)의 특성은 전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론에 의존하는 것보다 직접 시타 후 장단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오래도록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피터는 대부분 일반 피팅센터나 골프용품업체에 취업한다. 만약 피팅센터 창업을 원할 경우 30~40평 정도의 매장이 필요하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00만~400만원이면 서울 서초ㆍ강남구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이밖에 실내 인테리어(타석 포함) 2000만~3000만원, 기계 및 장비(헤드ㆍ샤프트) 1500만원, 측정장비 500만~4000만원, 관리비 180만~300만원(1개월·1층은 예외)의 비용이 필요하다. 외부 활동이 잦은 만큼 혼자서는 운영이 어렵다. 따라서 전문 피터 1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 3년차 이상의 전문 피터의 월급은 250만원선이다.

매출(피팅비용)은 ‘장비+기술’이다. 피팅 비용은 교체 장비(샤프트ㆍ그립)에 따라 10만~150만원으로, 월 매출이 5000만원이면 약 50%는 순이익이다.

그러나 고가 장비를 다루는 만큼 주의점이 많다. 샤프트 교체 시 헤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고, 교체한 샤프트는 반드시 손님에게 돌려줘야 한다. 또 피팅 후 골프채 상태 변화를 미리 꼼꼼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A/S 후 오해나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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