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과정에서 나온 31명의 이탈표의 정체성을 두고 정치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31명 이탈표는 ‘종북 성향’이라며 야권을 압박하고 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에서 전략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정치적 자작극’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4일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는, 재석의원 289명의 중 찬성 258, 반대 14, 기권 11, 무효 6표였다. 통합진보당 소속 6명 의원이 전원 반대표를 던졌을 것으로 전제하더라도 민주당, 정의당이 당론으로 찬성을 채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5표의 ‘반란표’가 나온 셈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이탈표는‘종북’이라며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기명투표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실버세대위원장인 정해걸 전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주요당직자화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결과에 대해 “31명은 종북 아니면 간첩”이라며“사상이 떳떳하다면 이름을 그대로 나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31명이나 되는 종북 세력들이 정당공천을 준다면 누구를 주겠느냐”며 “이는 종북세력을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재철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무기명투표라는 제도 속에 숨어서 비뚤어진 국가관 또는 잘못된 사상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심 의원은“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건인데도 무기명투표로 이뤄지면서 국민은 자신의 대리자로 뽑은 국회의원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기명투표로 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야권에 종북 색깔을 덧씌우기 위한 정치적 공작이라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체표동의안 표결 전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무기명 비밀투표인 점을 이용해서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일종의 정치적 자작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소문이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