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이끈다면 어떤 모습일까.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스티브 발머 MS CEO를 이을 인물로 엘롭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했다.
발머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13년간 이끌어온 회사를 1년 안에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그의 은퇴 발언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당시 회사의 주가는 7% 가까이 급등했으며 발머 CEO는 쓴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MS는 지난 3일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 노키아를 전격 인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주가는 6% 가까이 떨어졌다. 이번 인수가 미치는 시장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 때문이었다. 이들의 인수·합병(M&A)을 두고 ‘루저들이 뭉쳤다’는 냉소적인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노키아의 현재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대이고 MS의 윈도가 모바일 운영체제(OS)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은 발머를 이어 MS의 다음 세대를 이끌 그의 후임에 대한 기대가 크다. MS는 차기 CEO를 선출하고자 설립자 빌 게이츠 회장을 포함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2010년 노키아의 수장이 된 엘롭은 여러 가지 이유로 MS를 이끌어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키아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그는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해 한순간에 업계 ‘최강자’에서 ‘부진아’가 된 회사에 자체 플랫폼 심비안을 버리고 과감히 MS의 윈도 운영체제(OS)를 채택한 ‘루미나800’을 출시해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노키아로 자리를 옮기기 전 그가 MS의 비지니스사업부를 총괄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엘롭이 MS를 이끌게 되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회사 전체를 파악하고 경영하기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어도비가 인수한 플래시 개발업체 매크로미디어를 비롯해 쥬니퍼네트워크 빙고 등을 거치면서 터득한 각종 정보·기술(IT) 분야의 폭넓은 지식과 경험도 강점이다. 이 때문에 그가 CEO가 된다면 MS는 윈도폰과 태블릿PC인 서피스 등 MS의 모바일기기 전략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MS의 차기 수장은 구글을 비롯해 애플과 삼성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앱 시장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MS의 기존 유통경로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포브스는 부진에 늪에 빠져있던 야후를 일으킨 마리사 메이어처럼 엘롭이 MS의 부활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