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밀양을 최초 방문, 송전탑 공사 재개를 위한 막판 설득전을 펼친다. 사실상 정부가 꺼내든 마지막 카드로, 공사 재개가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안팎에선 추석 연휴 직후, 또는 다음달 초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밀양 산외면사무소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엄용수 밀양시장과 만나 송전탑 갈등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공사 현장을 둘러본 후 반대 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다.
그동안 조환익 한전 사장, 윤상직 산업부 장관 등이 수 차례 밀양에 다녀갔지만 총리가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사태의 시급함이 크고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한전 관계자는 "밀양송전탑과 연계된 신고리원전 3호기가 오는 12월 시운전에 들어가고 내년 3월께 상업가동을 시작하는데, 약 8개월이 걸리는 송전탑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더 이상 공사를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총리의 방문으로 정부와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 ‘밀양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와의 보상안 합의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는 밀양시 추천 주민대표 위원 10명과 한전 측 5명, 밀양시 공무원 2명, 경남도 공무원 1명, 산업부 공무원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 총리의 이번 방문이 공사 재개를 위한 정부가 꺼내는 마지막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추석 이후 공사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기상 총리가 직접 가서 지역주민들을 다독인 후 추석 이후 공사를 재개하는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추석 직후 재개할 건지에 대해선 아직 확답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전 내부에선 추석 직후보다는 다음달 초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전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바로 재개되는 것보다 10월부터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현재 지역 분위기도 많이 좋아진 상태여서 이번 총리 방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