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 아직도 유럽 PC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는 HP를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천쉬둥 레노버 중국 대표는 지난달 말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 안에 중국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을 제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회사는 중국 베이징에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한 형태의 매장을 잇따라 열었으며 이를 상하이와 선전, 광저우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레노버는 지난 2010년 러폰, 2011년에는 러패드를 각각 출시하며 모바일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커널리시스에 따르면 레노버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난 2분기 12%의 점유율로 삼성(1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레노버가 스마트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현재 1위 자리에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레노버는 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로 도약했다.
회사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가전박람회에서 5인치 새 스마트폰 ‘바이브X’를 공개했다. 바이브X는 내구성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난 코닝의 고릴라글래스3와 쿼드코어프로세서를 채택하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중국 이외 인도와 인도네시아, 러시아, 필리핀 등 레노버가 현재 강점을 보이는 신흥시장에서 새 스마트폰이 올해 내 출시될 예정이다.
PC시대가 쇠퇴하고 있지만 레노버는 이 부문에서도 여전히 풍부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안프랑코 란치 레노버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대표는 이달 초 “오는 2015년까지 유럽 PC시장에서 HP를 잡고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P는 지난 분기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서는 18% 점유율로 1위를 지켰으나 레노버가 12%로 대만 에이서를 제치며 맹추격하고 있다.
HP와 델 등 기존 PC업체는 모바일시대의 도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레노버는 아직도 PC 수요가 많은 신흥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키고 있고, 스마트폰 등 신규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레노버는 지난 6월 마감한 회계 1분기 순이익이 1억73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7억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7%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 84억9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레노버는 지난 1년간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20%가량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 인수 등 최근 업계의 인수ㆍ합병(M&A) 바람이 거센 가운데 레노버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에서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노버는 최근 매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스마트폰업체 블랙베리의 인수자로 거론돼 왔다. 올해 IBM 서버사업부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