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취업자수 깜짝 증가…고용시장 정말 좋아졌나

입력 2013-09-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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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둘러싼 주된 관심사는 ‘하반기 경기회복이 고용시장의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실제 5월에 20만명대로 추락했던 취업자수 증가폭이 6월과 7월에는 2개월 연속 36만명을 넘어서기도 해 이 같은 견조한 흐름이 지난달에도 지속됐는지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깜짝 개선’이라 할 수 있다. 전년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은 43만2000명으로 올해들어 처음으로 40만명대의 증가폭이다. 일반적으로 8월이 1년 중 가장 고용률이 낮은 달임에도 고용률은 60.0%를 유지했다. 2002년 이후 11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이 되는 16~64세 고용률은 64.6%로 1999년 8월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둔화된 고용 흐름이 완만히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료를 자세히 뜯어보면 고용시장 자체가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교대상이 되는 지난해 8월의 고용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내내 40만명대의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취업자수 증가폭이 30만명대로 꺾인 시점이었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도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의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취업자수가 증가하는 데 경기개선보다 ‘날씨’의 영향이 컸다. 통상 8월의 고용률이 낮은 이유는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인데 올해 8월에는 좀처럼 비가 내리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낮은 건설이나 농림어업 분야 일용직 일자리가 영향을 받았다. 날씨의 영향으로 지난해 8월 전년대비 17만4000명의 감소폭을 보였던 일용직이 올해 8월에는 6만명 감소에 그쳤다. 이 부분을 감안한다면 8월 취업자수의 증가폭은 앞선 6~7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상용직 임금근로자의 증가폭은 63만9000명으로 지난달(66만1000명)보다 줄었다. 특히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내내 보이던 증가폭이 확연히 꺾였다. 일자리가 늘어난 산업은 주로 보건, 교육 등 ‘복지’와 관련된 분야였다.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보조금정책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라는 점에서 민간 부문의 활력을 온전히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나타난다. 일례로 ‘젊은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실버 일자리’만 늘어나는 추세도 지속됐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인 것과는 반대다. 20대의 경우 작년보다 인구가 9만1000명 늘었지만 취업자는 3만6000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도 2만3000명 줄었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28만8000명, 60대 이상 취업자는 18만2000명씩 각각 증가했다.

또한 정부가 우리 경제의 새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했음에도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 분야와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 등 창조경제 관련 분야의 취업자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각각 4만9000명, 1만3000명씩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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