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 1700억 규모 스타인웨이 주식 전량 처분

입력 2013-09-12 09:17 수정 2013-09-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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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대비 113.73% … 시총 1545억원보다 많아

삼익악기가 스타인웨이 주식 전량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 매각 결정에 따라 삼익악기는 현재 시가총액 1545억원을 넘어서는 1700억원 가량을 손에 거머쥐게 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삼익악기는 미국 계열사인 스타인웨이 주식 376만8554주(26.22%)를 1635억원 규모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이는 자기자본 대비 113.73%에 해당한다. 삼익악기는 또 관계사가 보유중인 스타인웨이 주식 24만4700주도 함께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처분예정일은 오는 18일. 총 매각대금은 1745억원으로 현재 시총(1545억원,11일 기준)을 뛰어넘는 규모다.

매각 상대방은 스타인웨이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는 피아니시모(Pianissimo Acquistion Corp.)다. 삼익악기는 그동안 미국의 명품 피아노 제작사인 스타인웨이 인수를 적극 추진해 왔다. 삼익악기는 지난 2009년 11월과 2010년 3월 각각 스타인웨이 주식 170만주씩을 사들이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1년 3월에는 스타인웨이 경영권이 포함된 황금주(Class A) 36만8554주도 매입했다.

주식 인수 대금만 852억5800만원 규모. 하지만 삼익악기는 지분율 35%를 넘길 경우 기존 주주가 싼 가격에 신주를 살 수 있는 ‘포이즌필’ 조항 등 스타인웨이가 구축한 경영권 방어수단에 가로막혀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7월 스타인웨이는 보유 지분을 공개매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올해 3월 사모펀드인 콜버그를 끌어들였고 콜버그 측은 1주당 35달러에 스타인웨이를 공개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존 폴슨이 뛰어들며 인수전이 가열됐다.

폴슨은 지난달 스타인웨이 인수 희망 가격으로 주당 38달러를 제시했고 이에 콜버그 측은 인수를 포기했다. 최대주주인 삼익악기는 인수 희망 가격으로 주당 39달러를 제안했다. 하지만 폴슨이 재차 주당 40달러의 인수 희망 가격을 제시하자 지난 10일 스타인웨이 인수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삼익악기가 폴슨의 공개매수에 응해 스타인웨이 주식을 주당 40달러에 처분함에 따라 삼익악기는 100%의 투자 차익을 챙기게 됐다. 삼익악기는 스타인웨이 주식을 주당 19.8달러에 취득했다. 공들였던 스타인웨이 인수는 불발됐지만 100%의 매각 차익으로 시총을 웃도는 자금이 유입되는 셈이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폴슨은 스타인웨이 지분 50% 이상을 취득할 경우 다른 주주들이 의무적으로 공개매수에 응해야 하는 텐더 오퍼(tedndr offer) 방식의 인수를 추진했다”며 “법률 규정에 따라 공개매수에 응해 보유지분을 처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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