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완구 회장은 지난 2006년 4월부터 올해 9월9일 현재까지 GS 주식 323만5992주를 장내거래를 통해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완구 회장이 당초 보유하고 있던 GS 주식 438만8897주의 74%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따라 허완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GS 지분은 4.60%에서 1.24%로 크게 하락했다. 허완구 회장은 최근 7년간의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1221억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허완구 회장이 GS지분 매각 시점의 평균단가를 고려해 산출해 추정한 금액이다. 특이한 점은 허완구 회장이 매년 특정기간에 주식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허완구 회장이 최초로 GS지분을 내놓은 시기는 지난 2006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허 회장은 GS주식 49만7100주를 주당 3만원선에서 장내 매각했다. 이듬해 2월에는 20만주를 시장에 내놨다. 이후 허 회장은 최근까지 4월과 7월에 주식을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의 지분을 내놓은 시기의 GS주가를 보면 크게 하락하거나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도 잇따른 지분매각의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낳게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지난 2010년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승산이 보유한 GS지분을 모두 처분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GS의 지분율을 급격하게 줄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허완구 회장이 승산과 승산레저, STS로지스틱스 등 3곳을 합병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합병에 대해 사업구조 효율화라고 밝혔지만 대기업의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따른 후속대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허완구 회장이 승산을 중심으로 직계가족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구조를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허완구 회장이 허창수 회장과의 친인척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을 밟아 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친인척 계열분리를 원하는 자는 총수측 계열사의 지분율이 3% 미만(상장사 기준)이여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GS에 대한 오너가내의 지분변동 상황을 보면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분 정리를 통해 GS그룹의 방계그룹 구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