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베트남서 하나은행 민원 직접 해결

입력 2013-09-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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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러시아·베트남 ‘세일즈 외교’ 뒷얘기 공개

“하나은행이 목이 빠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일 베트남 국빈방문 중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에게 건넨 말 한마디로 6년간 지연되고 있던 하나은행의 호찌민 지점 개설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과 한·베트남, 한·러시아 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실질적 성과들에 대해 소개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중 총리에게 하나은행 애로사항을 전하면서 ‘우리나라 말에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라는 표현이 있다’면서 ‘하나은행이 목이 빠지지 않게 해달라’고 부드럽고 유머스럽게 언급해 (문제를) 바로 해결했다”고 전했다.

당시 중 총리는 박 대통령과의 환담이 끝나자마자 베트남 중앙은행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처리해주겠다는 보고를 받아 이를 박 대통령에 알려줬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또 베트남 방문에 앞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국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 측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대한 참여 요청으로 현대중공업이 고압 차단기 공장까지 준공했으나 러시아 송전망 공사가 제품을 발주하지 않아 공장 가동이 난항 중에 있다”면서 현지기업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또 “연해주 지역 농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이 비자 발급 문제와 농기계 반입 지연사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 측에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한국측이 관련 사항을 문서로 제시하면 성의 있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특히 연해주에 진출한 기업인들의 비자문제와 관련, “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비자면제협정 체결 추진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선도발언 등을 통해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제안한 데 대해 “매우 흥미로운 발제”라며 “나도 평소 ‘혁신경제’에 관심이 많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창조경제는 러시아에도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이어 “정상회담 중 푸틴 대통령이 ‘남·북·러 3각 사업이 북한에 의해, 때로는 남한에 의해 지연돼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언급해 우리 측 실무진들을 긴장케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對)유라시아 협력 비전을 설명하고 오는 10월 개최될 유라시아 콘퍼런스에 러시아의 참여를 요청, 푸틴 대통령의 적극적인 호응을 끌어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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