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바나나' 인종차별 논란…러시아 로드니나 의원으로 추정

입력 2013-09-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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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바나나' 내용의 트위터가 미국과 러시아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 유명정치인 계정으로 추정된 트위터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을 올려 파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리나 로드니나(64·여) 하원의원의 이름을 내건 트위터 계정(@IRodnina)이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에게 누군가가 바나나를 들이미는 합성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 계정이 실제 로드니나의 소유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독자와 과거 글을 고려할 때 로드니나 의원의 계정일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로드니나는 1970∼1980년대 세 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딴 '피겨 스케이팅 영웅'으로, 2011년 보수여당 소속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바나나는 겉이 노랗고 속은 흰 특성 때문에 러시아 등지에서 '백인을 따라 하는 유색인종'이라는 비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로 인해 로드니나는 러시아에서 인종차별적인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인인 티혼 자드코는 트위터에 "로드니나가 인종차별주의자의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고 성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일간지 부편집장인 아이데르 무즈다바에프도 블로그에서 "핵심은 로드니나가 이 문제를 일으켰고 이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트위터 계정은 논란이 커지자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후 트윗에서 "발언의 자유는 발언의 자유다. 당신(비난자) 콤플렉스는 당신이 알아서 해라"고 반박했다.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성명을 내면서 "심한 편견은 무지의 질환이자 병든 정신의 증세다. 교육과 자유로운 토론이 약이다"라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에서 인종차별은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 3월 러시아 축구관중은 콩고 출신의 흑인 수비수에게 바나나를 던지며 조롱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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