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14일(현지시간)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 등 해법에 합의하면서 국제사회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시리아가 실제로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이며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보 제한 등 합의가 실행되기까지는 여러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많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사흘간의 스위스 제네바 회동을 마치고 양국이 오는 2014년 중반까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전량 폐기하거나 제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교외 메릴랜드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국제사회의 통제하에서 시리아 화학무기를 다루는 것은 목표 실현에 구체적으로 중요한 진전”이라며 “투명하고 신속하며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혔으며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등도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리아가 약속을 지킬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의 시리아 문제 전문가였던 프레드 호프 대서양위원회 선임연구원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본질은 신뢰할 수 없다”며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돌파구가 될지는 화학무기를 갖고 무고한 시민을 희생시켰던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의 무기고 수 등 기본사안에 대해서 이견을 보였다. 이는 실제로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실상을 평가할 때 난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로버트 리버 조지타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아사드의 과거 전적을 살펴보면 화학무기를 어딘가에 숨길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화학무기가 있는 지역이 확인되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유엔은 최대한 빨리 요원을 급파해 해당 지역의 화학무기를 통제하고 폐기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국이 전문가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역량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음을 인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시리아가 1000t에 이르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나 러시아는 그보다 훨씬 낮다.
아울러 화학무기 시설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이를 폭파하거나 파괴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호프 선임 연구원은 “내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화학무기 재고 파괴 가능성은 아마도 ‘제로(0)’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