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회사의 신제품을 선전하는 데 앞장서며 외신의 주목을 받거나,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져 살림꾼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회사의 사업을 성장시킨 새 경영진도 성공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한 사람이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실적까지 견인하는 모든 변화의 시발점이 됐다는 얘기다. 이들을 보면 ‘한해 사업의 첫걸음은 인사로 시작한다’는 재계의 불문율이 더욱 힘을 얻는다.
◇대외 활동형 임원 = 우선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들은 기존의 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올라서며 맡은 부문의 경영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신 사장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S4’ 발표회를 담당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당시 블룸버그 등 외신은 신 사장을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와 비교하며 “삼성에서는 신 사장이 행사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주 동안의 리허설로 갈고 닦은 프레젠테이션으로 청중들을 현혹시켰다”고 언급했다.
신 사장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3에서도 삼성전자의 스마트시계인 ‘갤럭시 기어’를 손목에 차고 등장해 또 한 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의 가전 부문을 새롭게 도약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위’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 사장은 IFA 2013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을 키우기 위해 내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할 정도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안방 챙김형 임원 = 신 사장과 윤 사장이 대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면 김창근 SK그룹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은 SK그룹의 경영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을 이끌며 안방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따로 또 같이 3.0’은 계열사 중심 경영을 뜻하는 SK그룹의 신경영체제다. 수펙스는 예산집행, 투자계획수립 등 각 위원회를 통해 계열사의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김 의장은 지난해 말 수펙스 의장에 오른 뒤 SK그룹을 견실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외 행사에는 모습을 잘 나타내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그룹 간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업 성장형 임원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지난해 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으로 임명됐다. 박 사장은 40여년 동안 중공업계에 몸 담은 전문가답게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부문을 눈에 띄게 성장시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올해 수주 목표액 130억 달러 중 117억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 금액의 90%를 달성했다. 특히 117억 달러 중 해양부문이 82억 달러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이 선사 부문 기업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인 해양부문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도 사업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 회사는 해양수산부가 7월 범정부 차원에서 발표한 ‘북극 종합정책 추진 계획’의 첫 국적 선사로 선정되며 국내 최초로 북극항로 개척에 나선다. 현대글로비스는 다음달 15일 여천NCC가 수입하는 나프타 3만7000톤을 싣고 러시아 발트해 인근 우스트루가 항에서 광양 항까지 총 1만5500㎞에 이르는 거리를 북극항로를 통해 운송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북극항로는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며 “향후 신에너지 개발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으로는 올 초 사장으로 승진한 기아자동차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이 눈에 띈다. 그는 6월 ‘K5’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국내 중형차 시장의 선두를 노리고 있다. 또 최근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니로’를 공개하며 외신과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