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울려퍼진 평화의 목소리 '발데마르 바스토스' 내한 공연

입력 2013-09-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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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앙골라를 넘어 유럽과 전미대륙 울려

세계 여러 음악 단체와 반전운동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월드뮤직의 거장 발데마르 바스토스가 마침내 한국을 찾는다. 발데마르는 앙골라의 음악을 비롯해 세계를 누비다 접한 카보 베르데(Cape Verdean)의 대중음악인 모르나, 포르투갈의 파두, 브라질의 삼바, 콩고음악, 그리고 팝과 록 등을 자신만의 색깔로 접목시켰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재지하면서도 록적이고, 동시에 휭키하면서도 삼바스러워서 세계 월드뮤직 팬들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고 있다.

또 발데마르의 목소리에는 문화와 국적에 상관없이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울림이 있다. 그렇게 그는 조국 앙골라와 모든 인류를 향해 사랑과 평화의 기쁨을 노래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국적에 상관없이 음악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매우 멋진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발데마르의 삶과 예술은 앙골라와 아프리카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그런 역사적 배경은 그의 인격 형성과 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유배생활은 다른 문화를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또 앙골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시간들은 고스란히 발데마르의 예술과 삶에 영감이 되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음악이 '모순의 과잉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 앙골라의 민족 혼을 노래하는 가수이지만 그토록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서 노래할 수밖에 없는 고통과 이율배반의 삶이 음악에 담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발데마르는 이미 젊었을 적부터 음악가로서 궤적을 새겼다. 조국을 떠난 이후에는 앙골라를 넘어 유럽과 전 세계를 다니면서 자유와 평화에 대해 노래했다. 우연히 기회가 닿아 미국에서 음반을 발표한 뒤 '십 년 동안 최고의 월드 뮤직 앨범 중 하나(New York Times)', '올해의 떠오르는 아티스트(World Music Award)' 선정 등의 격찬을 받으며 미국과 유럽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그의 독특한 창법은 '자이르 초원에서 울부짖는 사자의 목소리'라는 평을 들을 만큼 그의 목소리에는 남성적 비탄이 강하게 배어 있다. 마치 상처받은 이들의 신음소리처럼 들리면서도 때때로 그 아픔이 전달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는 그가 살아온 인생을 담은 힘찬 목소리로 고통 끝에 언젠가 희망이 찾아온다는 믿음을 담아 노래한다.

조국 앙골라가 470년 동안의 포르투갈 식민지로부터 독립하자마자 급진적인 사회주의 군부 세력의 통치체제하에 들어선 시점, 발데마르는 고작 28세 때 조국을 떠나 정처 없는 여정길에 오른다. 국제음악페스티벌 FITEI에 앙골라 대표단으로 참가했기 때문에 신변이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발데마르는 리스본에서 망명한 뒤 포르투갈을 비롯해 독일과 브라질 등지를 떠돌며 음악활동을 펼쳤다. 발데마르는 조국을 떠났어도 언제나 앙골라 사람들을 위해 그리움과 희망의 노래를 불렀다. 긴 고통의 세월 동안 그는 앙골라 여러 부족들 사이에서 전승되어온 민속음악 외에도 브라질, 쿠바, 유럽과 미국의 음악뿐만 아니라, 팝, 록, 블루스, 탱고, 왈츠 등 세계의 여러 음악과 갖가지 연주 스타일을 접목시킨다. 이런 그의 예술적 보편성은 조국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다. 최근 앨범 「Classics of My Soul」은 U2의 음반을 함께 만든 세계적인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데렉 나카모토가 참여했고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숭고하고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그는 자기 음악 세계를 가리켜 몸소 겪은 삶의 고백이자 앙골라 사람들의 민족혼에 대한 찬가, 범인류적인 사랑에 대한 요구에 부응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음악은 조국 앙골라를 향해 노래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를 위한 보편적인 것이다. 그는 이데올로기와 국가를 초월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의 목적이자 기능이라고 굳게 믿는다.

발데마르는 사전 인터뷰를 통해, 한국도 앙골라처럼 많은 전쟁과 식민통치 시기를 겪었으며 한국 국민들은 슬픔을 달래며 '아리랑'을 불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깊은 동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음악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끝내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다.

발데마르 바스토스는 10월 3일부터 EBS 스페이스 공감,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울산 월드 뮤직 페스티벌에서 첫 번째 내한일정을 가진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음악가이지만 장중하게 솟구치는 발데마르의 목소리는 비슷한 상처와 굴곡을 지닌 한국의 관객에게 큰 공명으로 다가올 것이다.

[공연 일정]

10월 3일 EBS 스페이스 공감

10월 5일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10월 6일 울산 월드 뮤직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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