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의 해군 복합단지 내 한 사령부 건물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총격사건이 발생해 최 12명이 숨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와 해군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내 해군체계사령부(NAVSE)에서 흑인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총격을 가했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D.C. 시장과 캐시 레이니어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국장은 이날 오후 언론브리핑에서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중상자 3명을 포함해 최소 4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군복 차림으로 무기를 갖고 있는 2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집이나 안전한 곳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CNN은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2명의 용의자 가운데 1명은 신원이 확인돼 혐의를 벗었다고 보도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는 숨진 용의자가 ‘아론 알렉시스’라는 이름의 텍사스주 출신 34세 남성으로 해외 복무 경험이 있는 전직 군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정확한 범인 숫자와 범행 동기 등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자리에 불만을 가진 내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으며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당국자들은 이에 대해 숨진 용의자가 최근 자리를 옮긴 해군 고용 직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총격 사건은 9·11테러 발생 12주년에 즈음해 수도의 군 시설에서 발생해 미국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직후 즉각 조사에 나섰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 사건을 담당했던 법무부 산하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전문가들도 현장에 급파됐다.
월요일 출근시간대 워싱턴D.C. 동남지역 일대의 교통이 완전히 통제됐다. 인근 연방의회 의사당에는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펜타곤 등 공공건물의 경비가 대폭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워싱턴D.C. 내 레이건공항의 항공기 이륙도 한때 금지되기도 했다.
해군체계사령부는 출근 전인 직원들에게 집에서 대기할 것을 지시했고 주변 학교에는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국가안보 또는 보안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금융위기 5주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현재 총격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런 비겁한 행동을 한 사람이 누구든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또다시 총격에 의한 대량살상 사건에 직면했다”며 희생자와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 국방부 및 군 최고 지휘관들도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은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