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ㆍ엄마ㆍ할머니, 3대가 함께 한 공연 풍경은? [이꽃들의 36.5℃]

입력 2013-09-20 14:18 수정 2013-09-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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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1일 열린 조용필의 전국투어 '헬로' 콘서트(사진=뉴시스)

10대 자녀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옆에 있는 40~50대 부모는 화면 속 선정적인 걸그룹 모습에 혀를 끌끌 찬다.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TV 음악프로그램을 보는 안방 풍경이다. 50~60대 중년 아줌마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10~20대의 젊은층은 찾아 볼 수 없다. 트로트 가수의 디너쇼장이다.

30~50대 중년들이 박수를 보내지만 10대의 젊은층도 60대 이상의 장년층도 보이지 않는다. 미사리 카페의 라이브 공연장이다.

모반을 꾀하는 풍경 하나가 있다. 지난 7~8일 열린 경기 파주 포크페스티벌이다. 20대 손녀, 50대 어머니, 70대 할머니가 한 공간에서 포크음악 축제를 즐겼다. 선선한 하늘 밑 초록 잔디밭 위에 통기타 소리, 실력파 가수들의 라이브가 더해지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회사일에 지쳤던 중년은 가족과 돗자리를 펴고 누워 추억에 잠긴다.

7080세대 뿐만이 아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청남방으로 멋을 낸 20대도 포크축제를 찾았다. 70대 할머니는 투박한 듯 정겨운 목소리의 양병집에 속절없는 세월의 회포를 푼다. 연방 눈을 맞추며 40년만의 호흡을 나누는 듀엣 윤설하의 아우라는 요즘 KBS 2TV ‘뮤직뱅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것이다. 여느 20대 관객은 신인가수를 발굴한 듯 윤설하, 이름 석자를 스마트폰에 두드려본다.

어느 사이 음악과 공연은 10~20대만을 위한 전유물로 전락했다. 하지만 음악이란 젊은층만을 위한 것일까. 전자음악, 후크송, 댄스음악으로 점령당한 음악차트는 젊은 세대를 위한 마당이다. 중장년층의 자리는 없다. 또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음악을 사고 파는 향유 방식은 인터넷 뱅킹도 버거운 중장년층의 눈을 더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정서를 유쾌하고 의욕을 북돋우는 음악 고유의 기능은 젊은층만의 전유물로, 고된 일상생활과 유리돼 점차 젊은시절 한 때의 것으로 되고 만다. 파주 페스티벌은 지자체가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끔 지원, 협력한 덕택으로 최소한 포크라는 장르 하나로 젊은세대와 중장년 그리고 노년의 세대 간 문화 융합을 도모했다.

최근들어 록페스티벌 등에는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노년층의 모습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다양한 세대가 한자리에서 음악으로 하나되고 소통되는 장이 많아지면 세대간의 갈등이나 장노년층의 문화 소비의 소외 심화는 극복될 것이다.

음악은 10~20대것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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