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를 축출하면서 체제 안정을 굳힐지 주목된다.
중국 산둥성 지난시 중급 인민법원은 22일(현지시간) 보시라이에게 뇌물수수와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프랑스 별장을 포함한 보시라이의 재산도 압류했다.
이번 판결로 보시라이는 사실상 정치적인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미 보시라이의 나이는 64세로 당 중앙정치국원 선임 한계 연령인 67세에 육박했기 때문에 정계에 다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호주 시드니대의 케리 브라운 중국연구센터 부소장은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은 보시라이와 그의 대중영합주의적인 정책이 당의 통제에 미칠 위협을 진화하고자 무기징역을 추진했을 것”이라며 “이는 지난 1981년 마오쩌둥의 부인인 장칭이 사형선고를 받은 이후 정치국원에 내려진 가장 가혹한 벌”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 부소장은 “보시라이 재판은 형사사건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재판”이라며 “중국 정치에 보시라이가 남긴 오점은 쉽게 지워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진핑과 리커창 중국 총리 등 지도부는 보시라이 사건을 마무리하고 오는 11월 개최될 18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경제개혁 이슈에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보시라이 판결은 경고다. 만일 뇌물을 받았다면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부정을 저질렀으면 처벌받을 것이다”라며 “어떤 높은 직위에 있거나 권력이 아무리 강해도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시라이 처분에 저우융캉 전 정법위원회 서기가 다음 사정 목표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장제민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임원 등 저우융캉 전 서기의 측근들이 부정부패 혐의로 최근 줄줄이 낙마했다.
저우융캉은 보시라이 사법 처분을 반대하는 등 보시라이의 정치적 동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신좌파를 상징하는 인물로 대중의 지지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불안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보시라이는 지난달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보 일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보시라이가 고급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시라이는 판결 후 열흘 안에 지난시 고급 인민법원에 항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