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JYJ 박유천의 팬커뮤니티 ‘블레싱유천’은 최근 의미 있는 후원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창립 3주년을 맞아 전남 신안군 장산면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건립하고, 현금 500만원과 8800여 권의 책, 각종 문구류를 기증했다. 도서관 이름은 ‘박유천 도서관’이다.
박민서 신안복지재단 이사장은 “박유천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사랑을 도서지역 어려운 사람들에게까지 나눠 줄 수 있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 이런 뜻깊은 일을 재단에서 주체적으로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팬들의 기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2010년 9월 창설된 ‘블레싱유천’은 소아암 어린이 돕기, 저소득층 공부방의 수해복구 및 난방비 지원, 무료 급식비 지원 등 지난 3년간 꾸준히 후원활동에 매진해 왔다. 모금액은 총 1억여원에 이른다.
이제 팬덤은 사회복지단체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스타의 생일 쌀 300kg, 라면 320개, 분유 세 박스를 기부한 현빈의 팬클럽 ‘더스페이스’는 ‘아름다운가게’ 봉사자들, 서울 중랑구 노인복지관 식구들과 긴 시간 인연을 맺고 있으며 김재중의 팬클럽 ‘까칠한HEROES누나들’은 ‘아름다운재단’에 1500만원을 기부해 김재중부메랑장학기금을 조성했다.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의 팬클럽은 신화 데뷔 15주년 기념 기부금을 모아 서울 강남구에 ‘신화숲’을 조성, 주변 시민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현중, 장근석, 샤이니, 이승기의 팬클럽 등 선행에 앞장선 팬들은 부지기수다.
지금은 일상 풍경인 쌀화환도 팬덤에 의해 시작됐다. ‘신화창조’는 지난 2007년 8월 신혜성의 콘서트에 주식인 쌀화환을 보내 의미를 더했다. SBS PR팀 조성훈 차장은 “드라마 제작발표회 쌀화환 기부 문화는 이제 더 이상 이색 풍경이 아니다. 매번 출연 배우의 팬들이 쌀화환을 보내주고 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처음 쌀화환이 등장했을 때의 신선함처럼 팬클럽의 사회적 활동이 라면·연탄 제공, 나무심기, 우물파기 등으로 점차 진화하며 기부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재단’은 “대중의 스타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팬클럽의 기부 활동이 큰 도움이 된다. 스타에 대한 사랑이 팬덤을 넘어 사회 취약층, 제반시설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류 열기 속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일반 시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기는 “저의 팬클럽들이 기부나 사랑 나눔에 적극적이어서 매우 행복하다. 팬들의 이런 활동이 힘든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게 만든다. 정말 감사하다”며 팬클럽의 사랑 나눔에 감사를 표했다.
스타를 향한 팬클럽의 애정이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팬덤은 긍정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