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좋은 일을 앞두고 있어서 잠시 본연의 생활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다시 드라마로 인사를 드리게 됐네요. 이번에는 이기적이고 나쁜 남자예요. 거기다 재벌 2세라 돈도 많죠. 처음 해 보는 역할인데 캐릭터에 몰입도 잘 되고, 재밌게 찍고 있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결혼을 앞두고 있기에 일을 피하려고 했어요. 근데 이 작품(KBS 새 수목드라마 ‘비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놉시스가 재밌었고 솔직하고 담백한 표현 방식들이 좋았어요. 끌리는 마음을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하고 싶었죠.
배우라는 직업이 참 묘해요. 일상이 가장 먼저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배우로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이)보영이가 존중해줬어요. 시놉시스와 대본도 함께 봐줬죠. 응원을 받으면서 작품을 시작하게 됐어요. 결혼하면 신혼여행도 가고 신혼생활을 시작해야 하는데 보영이를 언제 볼지 모르게 생겼네요.
요즘 저는 몹시 행복해요. 너무나 기다려왔던 순간이거든요. 지난 3월 예식장을 잡고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어요. 사람들에게 빨리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게 답답했죠. 주위에서는 헤어졌다는 등 소문이 무성하더라고요. 보영이는 드라마 촬영으로 바빴기에 혼자 결혼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그림을 그려 나갔죠. 생각했던 것을 실행으로 옮기고 나니 후련하고 행복하게 잘 살 일만 남았네요.
결혼 준비를 하다 보니 예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더군요. 예전에 발연기하면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거 못할 때가 있었고, 물건 하나 옮기는 것을 못해 화장실에서 울곤 했었죠. 지금은 조금이나마 성장해서 저의 뜻을 담고 캐릭터를 만나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요. 결혼을 해야 성숙해지나 봐요. 한층 성숙하게 해준 보영이한테 고맙네요.
결혼하면 저의 삶에 조금 다른 변화가 찾아오겠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어떻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일을 집으로 갖고 오지는 말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집에 왔을 때는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영이와 연애 초기에는 그 부분이 잘 안 돼 서로 서운할 때도 있었는데 오래 만나면서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다가가서 해결해야 할지 알겠더라고요. 결혼하면 가장으로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최선을 다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