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 수장 맞은 한수원이 할 일- 김정유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9-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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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새 사장을 맞이했다.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이 벌어진 후 약 4개월 만의 일이다. 오랜 기간 수장 없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수원으로선 새 출발을 모색할 때가 온 셈이다. 그만큼 한수원의 새 수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사실 관료 출신인 전임 김균섭 사장도 지난해 비리척결과 혁신을 위해 정부가 삼고초려 끝에 앉힌 인물이다. 하지만 그 역시 연이어 터진 비리의 파도를 피해 가진 못했다. 뜻을 펼쳐 보지도 못한 채 과거 비리에 묻혀 재야로 물러나게 됐다. 같은 관료 출신인 조석 신임 사장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장담을 할 순 없다.

때문에 무엇보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하는 것이 조 사장의 최우선 과제다. 더 이상의 비리는 한수원을 완전히 나락으로 빠트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특히 인사(人事)가 중요하다. 그동안의 원전업계는 폐쇄적인 것으로도 유명한데, 특별한 업무이고 국가 보안시설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문제다. 특히 한수원은 원전업계에서도 정점에 위치한 곳이어서 이 같은 순혈주의가 더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리가 또다시 싹틀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조직의 혁신과 비리 척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투명하고 깨끗한 인사제도가 필수다. ‘원전마피아’들의 순혈주의를 깨기 위해선, 특히 개방적인 인사가 필요하다. 전임 사장이 추진했던 전 직원 순환보직제, 고위급 외부인사 공모 등의 혁신책들을 발전시켜 확대 추진할 필요가 있다. 새 수장이 왔다고 무조건 새로운 방책만을 짜내 추진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또 직원들의 구시대적 마인드도 변화하게끔 해야 한다. 아직도 “한두 번 비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여론에서 너무 난리다”라는 식의 불만을 토해내는 일부 한수원 직원들이 있다. 설비는 디지털화됐지만 의식은 아직 아날로그식에 멈춰 있는 것이다. 이런 의식으로는 위에서 아무리 혁신책을 내놓아도 가망이 없다. 인사와 함께 직원들에 대한 청렴교육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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