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투기 원점 재추진...'부결' 보잉 F-15SE 대체 어떻길래...

입력 2013-09-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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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전투기 원점 재추진

▲2010년 7월 미국 미주리주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에서 처녀비행 중인 'F-15SE'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가 공군의 전력공백을 감수하면서까지 단독 후보로 추천된 F-15SE(사일런트 이글)의 선정을 부결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무기도입사업인 차기 전투기(F-X) 사업이 원점에서 재추진되기로 결정되면서 선정이 부결된 미국 보잉의 F-15SE의 사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X 사업에는 보잉의 F-15SE를 비롯해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유로파이터 등 3개 기종이 입찰했으나 F-15SE만 총사업비 8조3000억원 이내의 가격을 제시해 단독후보로 방추위에 상정됐다.

하지만 F-15SE 기종은 1970년대 개발된 구형 전투기 F-15를 개량한 것이어서 사업 초반부터 노후 기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기체를 변형하고 도료를 새로 칠해도 적의 레이더망을 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30년 이상 한국 영공을 책임질 차세대 전투기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실무측인 공군에서는 스텔스(레이더 망에 포착되지 않는 은폐기술) 기능이 뛰어난 록히드마틴의 F-35A을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보잉의 F-15SE는 보잉이 합병 전 맥도널 더글라스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기반으로 개발한 전투 폭격기다.

컨포멀 무장창과 레이더파 흡수코팅, F/A-18E/F와 같이 외측에 10° 경사각을 둔 수직 꼬리 날개나 엔진 공기 흡입구에 레이더 블로커를 장비해 스텔스 기술을 시도한 수출용 전투기다.

2009년 3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F-15SE는 2010년 7월8일 미국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에서 80분간의 처녀비행을 비밀리에 완수했다. 여기다 AIM-120 시험용 미사일도 장착, 같은달 14일 실시한 발사 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보잉은 F-15 패밀리를 미국 공군 이외에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 5개국에 도입을 제안했으나 2012년까지 도입한 나라는 없었다.

미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010년 7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F-15SE의 수출을 촉진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해 결국 이스라엘은 록히드마틴의 F-35를 도입했다.

F-15SE의 특징별로 보면 우선 기체 일부에 레이더파 흡수코팅이 됐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기체 정면의 레이더 반사 면적(RCS0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지만 스텔스기로 설계된 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정면을 제외한 측면이나 후면에는 레이더파 저감대책이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BVR상태의 공대공전에서는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지만 공대지 작전에서는 효과가 전혀 없어 5세대기 임무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F-15SE는 레이더파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컨포멀 무장창도 갖췄다. 추가연료를 장착하던 F-15E의 CFT(Conformal Fuel Tank:전투기의 외부 형상을 따르는 연료탱크)에 내부무장창을 만든 것이다. 내부무장창에는 4발의 공대공 미사일 혹은 1.5t 정도의 공대지 무장장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F-15SE가 공대지 임무에 효과가 없어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F-15SE에 대한 첨단 디스플레이 코어 프로세서(ADCP) 설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처리장치인 ADCP는 민간 분야의 컴퓨터 기술을 군용기에 적용한 발전형 레이더다.

1980년대 기술의 센서 체계와 달리 스나이퍼 ATP 타게팅 포드 등 최신 센서군들에 의해 들어오는 고해상도의 정보는 구형 프로세서로 감당하기 어려워 최신 디스플레이 프로세서로 교체되는 추세다.

한국 F-15SE에는 터치식 고해상도 광역 디스플레이가 필요한데 이번에 차기 전투기 후보로 단독 상정된 F-15SE에는 ADCP 채용이 적용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F-15SE 업그레이드 사업의 경우, 비용 문제 때문에 후방에만 광역디스플레이 설치를 고려 중이었다.

F-15SE의 출력은 2만9400LB(131kN)으로 기존 엔진들과 큰 차이는 없으나 이보다 신뢰성이 높은GE-F110-132 같은 출력확대형 엔진이 장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의문점이 남아 있다.

한편 정부는 차기 전투기 원점 재추진 결정에 스텔스기 F-35A 도입 쪽으로 가닥을 잡고 분할 구매 등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잉은 F-15SE 선정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성명을 통해 "그동안 방사청에서 정한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해왔다"며 "이번 결정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F-15SE 탈락에 대한 해명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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