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푸어'를 지원하는 집주인 담보대출(목돈 안드는 전세Ⅰ)이 내주 6개 시중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된다.
금리는 연 3.5~4.9%로 정해졌다. 은행마다 우대금리와 금리변동 방식이 천차만별이라 대출을 받을 경우 꼼꼼히 따져보는 게 유리하다.
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기업 등 6개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목돈 안드는 전세Ⅰ(이하 목돈 전세) 상품 약관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금감원이 약관을 승인하면 오는 30일부터 이들 은행 창구에서 목돈 전세에 가입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 대책에 따른 것인 만큼 무난하게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목돈 전세의 금리는 최저 3.42%에서 최고 4.87%(신용도 5등급에 2년 만기 기준)로, 판매 은행과 우대 조건에 따라 1.45%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대출 한도인 5천만원을 빌릴 경우 연간 72만5천원의 이자를 더 내거나 덜 내는 셈이다.
은행별 금리는 신한은행이 3.42~3.82%로 가장 낮고 우리은행(3.52~4.02%), 기업은행[024110](3.59~4.68%), 국민은행(3.72~4.42%), 농협은행(3.62~4.82%), 하나은행(3.97~4.87%) 등이다.
만기인 2년 동안 대출 금리가 변동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는 신한·우리·국민·농협은행이 신규코픽스 6개월 연동, 하나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연동이다. 기업은행은 2년 고정금리다.
대출금을 만기 때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이다. 만기 안에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대출금을 갚아야 하며, 반대로 사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도 있다.
급여이체, 카드사용 등 우대금리 조건을 잘 따져보면 이자를 더 아낄 수 있다. 우대금리는 농협은행이 최대 1.2%포인트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0.9%포인트, 국민은행 0.7%포인트, 기업은행 0.6%포인트, 우리은행 0.5%포인트 등이다.
이 상품은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 보증금이 많이 오를 경우 이용할 수 있다. 올려줘야 하는 보증금을 집주인이 은행에서 대출로 받고, 이자를 세입자가 내주는 방식이다.
집주인에게는 대출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담보대출 이자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40%),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비례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준다.
은행들이 제출한 약관에는 '세제 혜택은 법률상 정해진 경우에만 한정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가령 세입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자를 내주면 집주인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금감원은 세입자가 이자를 연체하면 집주인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1개월까지는 개인신용정보사가 집주인의 대출이자 납입이 연체됐다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선 목돈 전세의 흥행 가능성에 아직 반신반의하고 있다. 대출 방식이 다소 낯선데다 집주인이 굳이 은행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전세 계약을 유지하겠느냐는 의문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지시에 따라 은행들이 지난달 내놓은 '목돈 전세Ⅱ'도 출시한 지 1개월 가까이 됐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해 6개 수탁은행의 대출 실적이 63건, 39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임원은 "대통령 공약에 따라 정부가 만들라니 만들긴 했지만 다소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라며 "목돈 전세 시리즈가 모두 흥행에 실패하면 은행에 불똥이 튈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