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각국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성장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동아시아 신흥국들이 오는 2020년까지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8조 달러(약 860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ADB는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도로와 통신 에너지 등 인프라 구축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8조 달러의 자금이 이 부문에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DB는 “유동성 확대 등 채권시장의 활성화가 이런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출구전략을 펼치면 이 방안을 쓰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DB는 “이에 동아시아가 경기둔화와 해외자본 유출이라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아시아 채권시장은 연준의 출구전략 전망에 둔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ADB는 강조했다.
ADB는 “지난 2분기 동아시아 신흥국의 자국통화표시 채권규모는 6조800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1.7% 커져 1분기의 2.9%에 비해 성장세가 주춤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채권 발행 규모는 827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4% 커졌다. 그러나 이는 각국 정부와 산하기관의 채권 발행이 27%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며 회사채 발행은 1680억 달러로 전년보다 20.1%나 줄었다고 ADB는 분석했다.
아울러 주요 해외기관의 동아시아 신흥국 투자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표시채권 발행규모는 지난 1~5월에 810억 달러로 월162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7~8월 2개월간 발행된 금액은 총 75억 달러에 불과했다고 ADB는 추정했다.
이안 아지스 ADB 지역경제통합국장은 “아시아 채권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혼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동아시아 신흥국은 외환위기 당시보다 자국통화표시 채권과 장기물 비중을 확대해 통화가치의 하락이나 채권 금리와 투자자 선호도의 갑작스런 변동 등에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각국은 선진국의 경기부양 기조에 따라 외부에서 싼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성장을 촉진할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어려운 시기가 확실히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ADB는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을 동아시아 신흥국으로 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