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 유아이디, 투자실력은 ‘낙제’

입력 2013-09-2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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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사 자본잠식으로 타격… “주주가치 훼손 우려”지적

코스닥 상장사 유아이디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출자한 관계사들은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아이디는 지난해 매출 580억원과 영업이익 162억원, 순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61%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유아이디는 LCD·터치스크린용 ITO(투명전도막) 코팅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등 스마트패드 시장 성장세가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을 투자한 관계사 두 곳은 상황이 다르다. 유아이디는 지난 2006년 서우로이엘에 11억원을 출자해 지분 30%를 취득했다. 2010년 말 자산재평가를 통한 지분가치는 30억원으로 책정됐다. 송도애니파크에도 20억원을 출자해 지분 23.6%를 보유중이다.

서우로이엘은 지난 2006년 설립된 업체로 부동산업, 노인주거 사업 등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363억원, 부채 38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외부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을만 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유아이디는 서우로이엘의 투자금을 전액 손실처리했다.

송도애니파크도 사정은 비슷하다. 송도애니파크는 지난 2008년 설립된 업체로 애니메이션 영화와 비디오 제작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유아이디가 주력 사업과 무관한 업체에 출자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최대주주인 박종수 대표와 연관이 있다. 서우로이엘의 최대주주인 서우는 박 대표의 동생인 박상민 씨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송도애니파크 역시 유아이디 외에 박 대표의 개인회사인 나우테크가 지분 11.8%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유아이디가 벤처기업으로 분류돼 사외이사를 선임할 의무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현재 등기이사는 박 대표와 박 대표의 처남 등 특수관계인으로 구성돼 있다.

소액주주 운동을 펼치는 네비스탁은“투자는 최대주주의 경영상의 판단이지만 유아이디의 경우 취약한 지배구조로 인해 결과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한 투자를 한 셈”이라며 “유아이디가 현재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자발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춘다면 기업가치와 경쟁력이 한 단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아이디 관계자는 “수익원을 다양화 하기 위해 투자를 한 것 뿐”이라며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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