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실력만큼이나 궁금한 것이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이다. 많게는 수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내국인 선수들에 비해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은 25만~35만 달러(2억7500만~3억8500만원)로 제한돼 있다. 재계약 시 약간 상향 조정이 이루어지지만, 그것도 최대 25% 수준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종목은 프로야구다. 올 시즌 9개 프로야구 구단에는 19명(투수)의 외국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그중 가장 ‘귀하신 몸’ 대접을 받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의 ‘돌아온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미국)다. 2011년 한국 땅을 밟은 니퍼트는 올해 계약금 10만 달러에 연봉 31만 달러를 더해 41만 달러(4억5100만원)를 받아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이다. 두산 선수들의 평균연봉이 1억4513만원,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연봉이 1억381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특급 대우다.
니퍼트는 올해 17경기(111이닝)에 출전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활약 당시는 119경기에 나서 통산 14승 16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고, 국내 무대 첫해였던 2011년에는 15승, 지난해에는 11승을 챙겼다.
롯데 자이언츠 셰인 유먼(34·미국)과 LG 트윈스 레다메스 리즈(30·도미니카공화국)는 37만5000달러(계약금 10만 달러 포함)에 계약,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먼은 올해 28경기(176이닝)에서 13승 4패 평균자책점 3.43(6위)을 기록 중이고, 리즈는 30경기(189.2이닝)에 출전, 10승 12패 평균자책점은 3.08(4위)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브랜든 나이트(38·미국)는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2만 달러를 묶어 총 37만 달러에 계약했다. 28경기(159.2이닝)에서 11승 9패 4.34의 평균자책점(21위)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 방어율, 다승 등 투수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SK 와이번스 크리스 세든(30·미국)은 3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포함)의 비교적 낮은 금액에 계약했지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KIA 타이거즈의 앤서니 루르(31·미국)는 37만5000달러(계약금 10만 달러 포함)의 몸값에 어울리지 않는 씁쓸한 성적을 올려 결국 퇴출됐다. 앤서니는 올해 30경기에서 3승 20패 4.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팀 부진과 함께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프로농구 서울SK는 2012-2013 시즌 활약했던 애런 헤인즈(32), 코트니 심스(30·이상 미국)와, 울산 모비스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4), 로드 벤슨(29·이상 미국)과 각각 26만9500달러(3억원)에 재계약했다. 고양 오리온스 리카르도 라틀리프(24·미국)는 24만5000달러(2억8000만원)에 계약해 2013-2014 시즌 국내 코트를 다시 한 번 누비게 됐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2012-2013 시즌 활약한 레오(23·쿠바)와 재계약했다. 현대캐피탈은 콜롬비아 국가대표팀 주 공격수 리버맨 아가메즈(28)를 영입했다. 아가메즈는 신장 207㎝, 몸무게 96㎏의 ‘거물 폭격기’로 스파이크 높이 365㎝, 블로킹 높이 346㎝를 자랑한다.
KEPCO는 쿠바 출신 공격수 산체스 시에라(26)를 영입했다. 지난해 브라질 리그에서 활동했던 산체스는 라이트와 레프트를 전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신생 러시앤캐시는 첫 외국인 선수로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 아르파드 바로티(22)를 영입했고, 대한항공은 쿠바 출신 마이클 산체스(27)를 영입했다.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은 대부분 30만 달러(계약금 제외) 선으로 알려졌다.
선수 개인 연봉을 공개하지 않는 프로축구 외국인 선수들도 30만 달러를 넘지 않는다. 올 시즌 K리그 27경기에 출전해 16득점(경기당 0.59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올라 있는 제주유나이티드의 페드로 주니오르(26·브라질)와 도움 1위(13·경기당 0.50)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의 마우리시오 몰리나(33·콜롬비아) 등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내 프로골프에도 외국인 선수가 있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매튜 그리핀(30)과 2011년 티웨이항공 오픈 챔피언 앤트류 추딘(41·이상 호주)이다. 골프는 구기종목과 달리 해당 국가의 토너먼트 시드만 획득하면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회 수와 상금 규모가 적은 국내 프로골프투어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무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