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동양그룹이 계열사 3곳인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은 30일 “최근 유동성 위기가 알려지면서 동양파워 등 주요 계열사나 자산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3곳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동양그룹은 부도위기는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진행하면서 채무 변제를 위해 보유 지분 등 자산 매각을 지시할 가능성도 커 그룹은 해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룹 측 역시 일시적으로 매각작업이 중단된 동양매직을 비롯한 동양파워 등이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함과 동시에 매각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청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동양레저가 청산될 경우 그룹 지배구조는 무너지게 된다. 현재 동양그룹 지배구조는 '현재현 회장→동양레저→㈜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시멘트→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와 '현 회장→동양레저→동양증권'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동양 지분 4.45%을 통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동양레저 지분 30%도 보유하고 있다. 동양레저는 ㈜동양 지분 36.25%, 동양증권 지분 14.8%, 동양파워의 지분 24.99%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동양은 동양시멘트 지분 54.96%와 동양파워 지분 19.99%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양인터내셔널은 동양시멘트와 동양증권 지분을 각각 19.09%, 19% 갖고 있다. 동양파워는 동양시멘트 55.02%, (주)동양 19.99%, 동양레저 24.99% 등 동양 계열사들이 지분 전체(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핵심사업을 확보한 동양시멘트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은행들이 여신을 보유한 동양시멘트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추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양그룹이 그동안 비주력 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동양네트웍스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현 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한 동양티와이머니대부가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 등 주력 계열사가 무너질 경우 다른 계열사에 비해 지배구조 연결고리가 약한 동양네트웍스를 지주사로 한 소규모 그룹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동양 등 3개사 대표이사를 불러 대표자 심문을 하고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검토해 채권조사와 기업가치 평가, 회생계획안 제출, 회생계획안 결의·인가 등 후속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