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에서 U자로? 갈지자 경기 방향 잡나

입력 2013-10-01 09:29 수정 2013-10-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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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피를 잡기 힘들던 경기지표가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L자형’ 장기 침체형에서 회복형인‘U자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바닥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8월의 경우 생산, 소비, 투자 모두 상승세로 반전해 정부가 주장해 온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흐름도 보다 선명해졌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8% 증가해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고 전년동월대비로도 3.3% 상승했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도 8월에 전월대비 0.4% 늘었고 전년 동월대비 2.5% 증가했다. 투자지표인 설비투자의 전월대비상승률도 7월 -2.7%에서 8월에 0.2% 증가로 돌아섰다. 전년동월대비 상승률도 7월 -8.3%였다가 지난달에는 4.6%로 상승 반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일 발표에 따르면 수출은 9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9월에 낀 추석연휴란 특수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관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이 부족하면서 자동차 등 주요 업종 수출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흑자기조는 20개월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상장기업 경영분석’에서도 실물경제의 개선세가 나타난다. 분석을 보면 2분기 기업 매출액증가율은 1.4%를 기록해 전 분기(-0.7%)에서 상승 반전했고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5.3%에서 2분기 5.5%로 개선됐다.

정책당국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오는 4분기 3.7%의 경제성장률과 함께 정부가 예상한 연간 경제성장률 2.7% 달성에도 보다 자신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경기선생지수도 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회복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경기바닥론을 제기하기엔 이르다는 경계론이 많다. 상반기 대규모 추경예산 편성과 재정집행에 따른 상반기 재정 지출로 인한 반짝 호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마다 3분기를 전후해 상반기 재정조기집행의 결과로 경기지표의 개선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성장률이 워낙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 여러 차례의 태풍 등 8월의 기상여건이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친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는 기후여건이 좋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의 실물경기 개선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월별 등락을 보이고 있어 아직은 민간 부문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공공부문의 기여 효과를 마중물로 향후 민간 부분이 견고한 회복세를 보여야 본격적인 경제회복기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적인 변수와 함께 대내적으로는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계류가 암초가 될 수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선진국 경제의 회복에 맞추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며 “각종 경제활성화 대책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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