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전국기능경기대회 이색참가자들…‘기술인’ 자부심 알린다

입력 2013-10-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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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각자의 기술과 상황이 있지만 최고의 기술인을 위한 꿈을 같고 도전에 나선 이들이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고용노동부, 강원도, 강원도 교육청이 주최해 지난 30일 개최한 ‘제4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는 다양한 이색 참가자들이 기술인의 자부심을 놓고 실력을 겨룬다.

판금 직종에 출전하는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원현준(19세)군은 30년 전 같은 학교를 졸업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해 왔다. 원군의 형은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렸던 국제기능올림픽 철골구조물 직종에서 최고점을 기록해 MVP를 수상한 원현우씨다.

형의 성공으로 이번 대회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지만 열심히 훈련해 왔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요리사의 꿈을 꾸었지만 아버지와 형의 뒤를 이은 기술인의 길을 택했다.

원군은 “어려운 과정을 다 이겨내고 국제기능올림픽에서 MVP를 차지한 형이 자랑스럽다”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형의 기록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직종에서 금메달에 도전한 부자도 있다. 석공예 직종에 참가한 백성기(67세), 백재현(37세) 부자는 명품기술을 알리기 위해서 이번 대회 금메달에 도전했다.

한 평생 맷돌과 함께 한 백성기씨는 철원의 천연 현무암으로 맷돌을 만드는 기술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자동 맷돌 특허를 비롯해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그는 “석공일이 많이 힘들고 위험하다”며 “그래서 뒤를 이어준 아들이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아들 백재현씨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아버지를 돕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입문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의 열정은 저도 따라가지 못한다. 지난 지방대회에서 아버지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지만 아직 아버지의 기술을 넘어 서기는 멀었다”고 겸손해 했다.

금형 직종에 참가하는 오경일(20세)군은 지난 2011년 북한에서 남한으로 자유를 찾아온 새터민이다. 북한을 먼저 나온 어머니의 도움을 받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오군은 “기술에 관심도 있었지만 기술을 배우면 굶지 않는다는 것은 북이나 남이나 똑같다고 생각했다”며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금형 기술을 배워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경북지방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이번에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도전한 오군은 “기술을 통해 취업도 하고 어머니께 빨리 용돈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제는 꿈을 찾았다. 이번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꼭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싶다”고 희망했다.

안산공업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박종화(19세)군, 박수희(18세)양 남매는 이번 대회에 각각 웹디자인 직종과 애니메이션 직종에 경기도 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선택을 후회해 본적이 없다는 박군은 “올해 독일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웹디자인 직종의 금메달리스트 조용구 선수처럼 꼭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겠다”며 “마크주커버그의 페이스북이나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같은 앱을 개발하겠다”고 꿈을 밝혔다.

애니메이션 직종에 출전하는 박수희양은 올해 2학년으로 지방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즐겨보던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 할 수 있는 기능반을 접한 이후 대회 도전을 통해서 성취감을 알게 됐고 욕심도 생겼다고 한다.

이들 남매는 같은 학교에서 비슷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며, 서로의 꿈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격려를 잊지 않았다. 윤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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