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형제가 대법원에 상고했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 변호인 측은 2일 오후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 부회장 변호인도 이날 오전 상고장을 접수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최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최 수석부회장에게는 징역 3년 6월에 법정구속했다.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사실심인 1, 2심과 달리 법률 적용에 잘못이 있는지만 살피는 법률심인 만큼 공개 재판은 열리지 않는다. 상고심 재판부는 서면 심리를 통해 피고인 측의 상고를 기각하거나 법리 오해나 심리 미진 등의 이유로 파기환송 후 하급심에 사건을 돌려보낼 수 있다. 대법원은 항소심으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은 날부터 약 4개월 이내에 판결해야 해 이르면 내년 3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형제 변호인 측은 상고심에서 상고 이유서, 의견서를 통해 2심의 변론권 제한과 심리부족 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2심 재판부가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원홍씨(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증인 신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변호인 측은 항소심 선고 하루 전인 26일 오후 김씨가 국내로 강제 송환되자 변론재개를 신청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신문에서 이번 횡령 의혹 사건이 최 회장 형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법원의 판단에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씨에 대한 검찰 조사와 재판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