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정지되는 셧다운(Shutdown)이 4일(현지시간) 나흘째로 접어들었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셧다운을 풀기 위한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공화당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정부 셧다운을 끝내는 길은 민주당이 나와 협상하고 의료법의 ‘공정함’을 도출하려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나온 한 백악관 관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이것은 ‘빌어먹을 게임(damn game)’이 아니다”라며 “미국인도 나도 정부의 셧다운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관리는 “민주당이 이기고 있기 때문에 정부 셧다운이 오래가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베이너 의장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의료 개혁법(오바마케어)을 수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바뀌지 않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에 절대 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이며 공화당 내 극우파인 티파티도 완고한 입장이어서 베이너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다는 평가다.
공화당 소속의 셸리 무어 캐피토 하원의원은 “베이너 의장이 입장을 완화해 채무한도 상향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베이너 의장은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절대 원하지 않지만 채무한도를 높이려면 연방정부 지출 문제점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의 한 샌드위치 가게를 찾은 자리에서 “셧다운은 오늘이라도 끝낼 수 있다”며 “이 문제에 승자는 없다.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이날 포괄적인 잠정 예산안이 아니라 정보와 원자력 안전 식품과 의약품 검사 재난 국립공원 보건 등 일부 부문 정부기관 지출을 우선 허용하는 10여 개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일부 기관만 먼저 문을 열자는 공화당의 제안은 진지하고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