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월세가격과는 대조적으로 전세가격은 치솟고 있다. 고삐 풀린 전셋값은 1년 2개월이 지나도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역대 최장 신기록인 2010년 60주 연속 상승 기록도 깰 기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름폭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은 있으나 전세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그동안 수도권 전세가의 경우 2009년 1월30일부터 이듬해 3월19일까지 60주 연속 오른 것이 가장 오랫동안 상승세를 유지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시작된 전세가 상승 행진은 당시 집값 하락으로 매매보다는 전세 선호 현상이 심화된데 다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가 겹치며 1년 이상 이어졌다.
이제 그 기록을 깰 만한 또 다른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전셋값은 58주 연속 올랐다.
지난주(9월 30일~10월 4일)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서울은 0.23%으로 큰 폭 올랐고 신도시와 수도권 역시 0.09%씩 동반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11월, 12월로 접어들면 전셋값 오름폭이 조금 줄어들겠지만 전세 매물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전세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계절적으로 전세 수요가 가장 많은 가을 이사철을 지났기 때문에 상승세는 둔화할 수 있으나 전세가 상승 곡선이 언제 방향을 바꿀지 변곡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신혼부부 수요가 많고 통근이 가능한 서울 변두리나 외곽 지역의 경우 전세가 고공행진이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