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레저, 현금화 가능 자산이라곤 골프장 임차계약 권리뿐

동양 법정관리 신청 5社에 무슨 일이 ① 동양레저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활동 과정을 통해 장부금액으로도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올 3월 동양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동양레저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의견이다. “정상적인 금융권 부채보다 기업어음이 많았다는 점은 이미 부실화 신호였다.” 대기업 실무자가 동양그룹 기업어음 피해자들에게 내놓은 조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동양그룹 부실화 과정에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기업경영의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부실 계열사들의 재무상황을 5회에 걸쳐 분석한다.

동양레저가 법정관리 직전까지 자체적으로 현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자산은 골프장 임차 계약에 대한 권리 뿐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 자산 매각으로 회생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이다. 본지가 올 3월 나온 외부감사인의 동양레저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806억원을 초과했다. 또 총부채가 총자산을 3233억을 웃돌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6개월내에 갚아야 하는 금융부채만 4974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재무제표상 동양레저가 보유하고 있었던 잔존 가치가 있는 자산은 임차 계약서 두장 뿐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상태표상 동양레저의 핵심 자산은 계열사 동양과 동양증권의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다. 취득가액은 3618억원이지만 시장가격은 1443억원으로 가치가 반토막 이상이 났다. 이마저도 은행과 저축은행, 증권사에게 빌려온 차입금 900억원에 대한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동양레저는 지난해말 웨스트파인골프클럽의 부지와 건축물의 소유권을 모두 동양네트웍스에게 793억원을 받고 소유권을 넘겼다. 또 골프장 영업을 위해 세일 앤 리스백 형태로 오는 2033년까지 보증금 10억에 연간임차료 49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빌렸다.

또 다른 대형골프장인 파인밸리와 파인크리크도 부지와 건물 주인은 동양생명이다. 이 골프장도 보증금 103억원에 연간 158억원 규모로 2025년까지 빌려 쓰기로 계약이 돼 있다. 그나마 임차 보증금으로 내놓은 돈도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동양레저는 동양네트웍스에 60억원의 단기차입금이 있다. 동양생명에 대한 채무도 137억원으로 임차 보증금을 웃돈다.

골프장을 팔면서 남긴 장부가액 110억원 규모의 부속부지와 기숙사 등도 이미 효성캐피탈에 100억원을 빌릴 때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그나마 돈을 조금이라도 남겨 팔 수 있는 자산은 골프장 임차 계약 3건에 대한 권리 뿐인 셈이다.

한편 동양레저가 골프장 부지와 시설 소유권을 넘기면서 회원 입회보증금을 그대로 남겨둬 향후 회사 청산 여부에 따라 일반 회원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동양레저가 빌려 쓰고 있는 골프장에 대한 입회보증금은 2060억원이다. 이 중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원권 보증금은 63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