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럽 기업들이 발행한 투자등급 유로 표시 회사채 규모가 올들어 660억 달러(약 71조500억원)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딜로직의 집계에 따르면 이는 2012년 총 발행 규모인 439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들은 60%에 달한다.
금융권은 유럽의 자금조달 비용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채권 발행에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자금 조달 능력을 확대하고 싶어하는 것 역시 비유럽권 기업들이 유로 채권을 발행하는 배경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휴 리처드 JP모건체이스 투자등급파이낸스 책임자는 “비유럽 기업들은 해외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CEO들은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하면서 은행 대출이 위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업들이 채권시장 투자자들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은 다양한 자금 조달원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유럽 기업들의 유럽 자산 인수 규모는 올들어 2157억 달러로 전년보다 36% 증가했다고 딜로직은 집계했다.
부동산투자신탁인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은 지난달 7억5000만 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스티븐 스터렛 사이먼프로퍼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순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면서 “유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지난 9월 5억 유로 규모의 유로 표시 회사채를, 나스닥OMX그룹은 6월에 6억 유로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켄 챙 바클레이스 채권자본시장 이사는 “유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설득력있다”면서 “다른 시장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등급 유로 표시 회사채 수익률은 올들어 2.16%를 기록했다고 바클레이스는 집계했다. 같은 기간 달러 표시 회사채의 수익률은 0.8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