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을 놓고 10일(현지시간) 회동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협상 의지를 밝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커졌다.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중진 의원 20명은 이날 오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약 1시간 30분간 회동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6주간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을 임시로 증액하는 방안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안에는 논쟁의 씨앗이었던 건강보험개혁안인 ‘오바마케어’에 대한 변경이나 재정지출 삭감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적어도 하원에 냉철한 의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반기고 있다”면서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단기 증액안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에릭 캔터 미국 하원 원내대표는 첫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대화가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제안한 단기 부채 한도 증액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제이콥 루 재무장관 등이 공화당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단기 부채 한도 증액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이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한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대통령은 네라고도, 아니요라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부채증액안 협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다우지수는 2.18% 올라 1만5000선을 단번에 회복했다. 이날 상승폭은 1월 이후 최대폭이다. 나스닥과 S&P500지수도 2%가 넘게 올랐다.
코스피지수 역시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에 2020선을 터치했다. 11일 오전 9시 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8.91포인트(0.94%) 오른 2020.22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사흘째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31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과 22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인해 상승폭은 제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