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 개설 문제를 언급함에 따라 베트남 시장 진출에 순풍이 불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하나은행의 민원을 해결해 준 셈이다.
베트남 지점 설립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은행이 지점을 개설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베트남 정부가 2년 만에 자국 금융시장을 개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무엇보다 ‘중국-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을 잇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하나금융 입장에선 베트남 시장 진출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으로부터 BNB(Broadway National Bank)지주 인수를 승인받음에 따라 계열사 간 연계영업 등 시너지 극대화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하나금융은 동포 등을 대상으로 한 소매영업 전문인 BNB지주를 인수하면서 미국, 캐나다를 아우르는 북미지역 영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BNB은행은 하나은행이 민간 최대주주인 중국 지린은행과 아시아금융협력연맹 가입 34개 은행의 미주 지역 파트너로서 대륙 간 금융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 아시아와 미주지역을 잇는 연계영업의 결정체다.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금융회사는 하나금융이다. 이달 기준 총 24개국 118개 네트워크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어 ‘투 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기존 진출 지역에 대한 현지화에 나서는 한편 신규 진출에 대해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전략적 지역을 선택해 진출 지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했다.
해외 진출에 따른 중복 투자를 막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3년 6개월 후 진행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한 새로운 하나금융그룹 비전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며 “큰 틀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신규 진출 지역을 나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