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유연탄 과세 신설…에너지세제 개편 현실화하나

입력 2013-10-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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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공개된 민관워킹그룹의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초안에서 원전 비중 목표와 함께 비중 있게 다뤄진 것은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을 통한 수요 조절이다.

지금처럼 전기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기본적으로 요금이 지나치게 낮게 유지됐기 때문이라는 문제 의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전기요금 개편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김창섭 민관워킹그룹 위원장(가천대 교수)은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 방향은 에너지 소비의 과도한 전기화를 억제함으로써 발전소나 송·변전시설 증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1차 에너지원인 석유·가스보다 2차 에너지원인 전기의 가격이 싼, 왜곡된 에너지가격 구조를 갖고 있어 전기 집중화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1차 계획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 없이 공급 확충과 비(非)가격적 수요관리에 중점을 둔 측면이 있다.

이런 정책 기조가 급격한 전력소비 증가와 2011년의 9·15 순환단전 사태, 겨울철 전력수요가 여름철보다 많은 동·하계 수요 역전 현상 등의 수급난을 초래했다는 게 워킹그룹의 기본 인식이다.

워킹그룹이 제시한 장기 에너지수요 전망(잠정치)을 보면 1차 계획에서 추정한 것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최종에너지 소비증가율은 연평균 1.4%에서 0.8%로 낮아지지만 전력소비 증가율은 2.2%에서 2.5%로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기형적 구조를 바꿔보자는 차원에서 2차 계획 초안에서 권고한 것이 에너지원 세제 개편이다.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전기의 대체제인 액화천연가스(LNG)·등유에 대한 과세를 낮춰 '전기 쏠림' 현상을 조금이나마 완화하자는 것이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과세를 신설하고, 원전의 경우 사후처리 비용, 시설안전 강화, 사고 대응 경비 등을 합리적으로 재산정해 발전원가에 반영하자고 워킹그룹은 제안했다.

LNG·등유에 대한 과세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겨울철 난방용 전기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워킹그룹의 세제 개편안에는 비중이 점차 낮아질 원전을 대체할 차세대 발전원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LNG의 경우 친환경 연료인데다 소규모 설비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어 분산형 전원에 적합하다. 땅값이 비싸고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 LNG복합화력발전소가 대거 들어선 것도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발전용 유연탄의 과세를 신설하고 LNG에 대한 세금을 완화하도록 권고한 것은 장기적으로 석탄화력의 비중을 점차 낮추고 LNG복합화력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에너지원 세제 개편안이 자칫 박근혜 정부가 우려하는 '증세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창섭 위원장은 "석탄 발전 비율이 31%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유연탄 과세를 신설할 경우 증세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가격 개편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통합적 세제운용 등 정책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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