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100도씨’ 시각장애인 골프선수 최규일, “아빠는 울지 않는다”

입력 2013-10-1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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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화면 캡처)

‘강연100도씨’ 출연 시각장애인 골프선수 최규일 씨가 화제다.

최규일 씨는 13일 오후 방송된 KBS 1TV ‘강연100도씨’에 출연, 두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한 아버지의 모습을 소개했다.

최씨는 28세 때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해 15년째 시각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 아들에게 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 더 두려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골프선수의 길이 열렸다.

최씨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입학금이 없어 고등학교도 포기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손기술이 있었다. 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2년 만에 중간기술자가 됐고, 22살 때는 월수입이 500만원이나 됐다. 그때가 90년대 초반이었다.

영업도 잘했다. 5년 만에 귀금속 공장을 차렸다. 20대 초반이었지만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28세 때의 일이다. 보석에 흠집이 있어 갈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석을 아무리 갈아도 흠집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때서야 시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낀 최씨는 인근의 대학병원을 찾아갔다. 베체트병(자가면역증)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이었다.

그는 무너졌다. 몸에 이상이 생기자 가정도 불화가 왔다. 아픔을 참기 위해 약을 먹었지만 부작용이 왔다. 신장이 찢어져서 혈뇨를 보기도 했다. 가족에게는 숨기고 싶었지만, 어린 아들이 보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에게 실망을 줬다는 사실이 절망적이었다.

사춘기였던 아이는 반항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가르쳐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그때 아이와 함께 찾아간 곳이 장애인학교였다. 그곳은 아이에게 충격적이었다. 세상에 시력장애인은 아빠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상에 시력장애인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최씨는 단 하루도 학교를 빠지지 않았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뒤늦게 시작한 골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국제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 그러자 아이의 인생도 달라졌다. 그의 포기할 줄 모르는 희망의 원천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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