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자본, 서민금융시장 급속 잠식

입력 2013-10-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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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63% 점유 이어 저축은행까지…국부유출 우려

일본계 자본이 국내 대부업계를 평정한 데 이어 저축은행으로까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은 일본계 금융사들이 풍부한 자금과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서민금융시장을 잠식하자 일각에서는 국부유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길이 열리면서 일본계 자본의 서민금융시장 장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4일 저축은행 및 대부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초 오릭스저축은행을 스마일저축은행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오릭스저축은행은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가 지난 2010년 푸른저축은행의 계열사인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설립한 회사다.

지난달 16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오릭스저축은행 외에 금융계 한 곳이 더 참여했다. 예보측은 본계약을 체결한 후 이달 말께 금융위원회의 계약이전 결정을 받은 뒤 다음 달 초에 영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오릭스저축은행이 부산지역에 진출하게 되면 서초·선릉·종로 등 서울권에 집중했던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일본계 대부업체 제이트러스트의 한국 자회사인 친애저축은행은 최근 SC금융지주 계열사인 SC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제이트러스트는 지난해 10월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하고 현재 친애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일본 금융그룹인 SBI그룹은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있다.

일본계 자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부업계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일본계 9개 대부업체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63%에 이르며 업계 1, 2위인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도 일본 J&K캐피탈, (주)유나이티드가 대주주이다.

금융위가 지난달 대형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키로 결정하면서 일본계 자금의 서민금융시장 잠식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엄격한 인수 승인 및 운영, 내부통제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대부시장을 장악한 일본계 금융사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으로 살려낸 저축은행을 일본계 자본이 잠식하고 있는 대부업체가 인수하도록 허용해선 안된다”며 “일본계 금융사들이 거둔 막대한 수익을 일본으로 가져갈 경우 국부 유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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