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퇴직자를 영입한 업체들이 지난 2009년부터 올 9월까지 한수원으로부터 총1557건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금만 6조3931억원으로, 최근 5년간 한수원이 맺은 계약 금액의 42.4%에 달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14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홍 의원 설명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수원과 463건을 계약을 맺은 한전 KPS에는 올해 5월에도 한수원 퇴직 간부 2명이 자문원으로 재취업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5년간 179건, 2조4800억원 어치를 계약했는데 역시 지난해 4월 한수원 퇴직자를 기술자문으로 영입했다.
YPP의 경우 최근 5년간 한수원과 238억원에 달하는 67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곳은 지난 2006년 3월 한수원을 퇴직한 간부가 보름 만에 사장으로 옮긴 업체다.
한수원은 지난해 말 특별감사에서 친족이 공급업체에 몸담고 있는 경우 공급자 등록사실을 신고해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자진신고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은 직원 18명에 대해 주의를 준 바 있다.
홍일표 의원은 “공기업의 재취업 관행이 심각한데 특히 원자력 분야의 재취업 관행은 폐쇄적 문화 속에서 각종 비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계약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한수원 퇴직자 재취업과 퇴직자 영입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한수원이 입찰참가 제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부정당업자 제재 사업자가 상호와 대표를 바꾸고 영업하는 것을 방치한 사실도 자체 감사 결과 적발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