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장외투쟁의 상징이었던 덥수룩한 수염을 깎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국회에 나타났다. 지난 8월 27일 서울광장 노숙투쟁을 시작한 이후 48일간의 장외투쟁의 모드의 ‘수염’과 ‘체크무늬 남방’을 버리고 국감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회담 때도 고수하던 수염을 깎은 것은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 강력한 원내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 참석해 “제가 면도한 것이 어색해 보이는지 많은 분들이 지적 한다”며 “(오늘은) 국감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수염을 깎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민과 중산층 대변자이자 민생을 챙기는 대안적 비판자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이런 의지는 곧바로 이어진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바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두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향해 날선 공세를 퍼부었다.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과 관련해 윤 장관이 “주변국 우려가 해소될 수 있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하자 김 대표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가 정부 입장이 돼야 한다.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환영을 표시한 것은 미국이 사실상 우리 손을 들어주지 않고 일본 손을 들어줬다는 뜻 아닌가”라는 김 의원의 질문에 윤 장관이“미측의 언급 내용에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고 말하자 김 대표는 “그게 얼마나 무책임한 답변인지 아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윤 장관을 강하게 몰아 부쳤다.
김 대표는 1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외통위 국외 현지국감에는 한차례만 참여하고 대신 경기 화성과 경북 포항을 오가며 10·30 재·보궐선거를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