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브랜드명·회사명 바꿔바꿔”

입력 2013-10-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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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략폰 ‘옵티머스’ 버리고 새 이름 ‘G2’로… 쌍용차 “사명변경 검토”

국내 휴대폰 업계 3위 기업인 팬택. 이 회사의 스마트폰 브랜드는 ‘베가(VEGA)’다. 2000년대 팬택의 상징이었던 ‘스카이’를 버리고 2012년 ‘베가’로 브랜드를 통일했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빙하기’를 맞이하면서 팬택 스마트폰 판매량은 급감했다.

결국 팬택은 올 초 ‘베가 넘버6’를 공개하면서 ‘스카이’를 다시 꺼내들었다.‘베가, 당신을 빛나게 하다(VEGA, the brightest star in the SKY)’란 마케팅 문구다. 스카이는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15년 장수 브랜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굴지의 대기업 틈바구니에서도 팬택은 곧 스카이로 확실히 인식될 정도로 소비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위기에 빠진 팬택이 부활하기 위해선 ‘스카이’브랜드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가 심심치않게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처럼 브랜드명 혹은 회사명 자체를 바꾸거나, 바꾸려는 기업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8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이름에서 ‘옵티머스’를 뗐다. LG전자는 피처폰 시절 ‘싸이언’ 브랜드를 사용해오다 스마트폰부터 ‘옵티머스’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옵티머스’ 브랜드 이미지가 타사 고급 라인업 스마트폰에 비해 저렴하거나 품질이 낮게 느껴진다고 판단했고, 옵티머스는 중저가 라인업으로 밀려났다. 옵티머스를 버린 ‘LG G2’는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아예 회사명을 바꾸려는 기업들도 있다. 이유일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비스바덴에서 “쌍용차가 전면적인 쇄신을 위해 장기적으로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쌍용그룹이 없어졌으니 쌍용이란 이름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제는 새로운 차가 나오니 새로운 이미지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쌍용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다지 미래지향적이지는 않다는 얘기다.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도 사명 변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그룹의 위기가 불거지면서 ‘동양’의 이미지로 인해 보험해약이 증가하는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달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 신청서를 제출한데 이어, 사명을 ‘엔젤생명(가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이나 브랜드명을 바꾼다는 것은 홍보와 간판교체 등 각종 시간적·금전적 부담을 감수해야한다는 얘기”라며 “그 만큼 현재 위기를 타개하고 새 출발하려는 기업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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