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디폴트 협상 '기대·우려 교차'

입력 2013-10-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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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해소와 국가디폴트(채무불이행) 차단을 위한 정치권의 협상이 타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막판 진통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상원 여야 지도부가 잠정예산안 및 국가부채 상한 증액안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화당 하원이 별도 법안을 제안한 데 대해 백악관이 즉각 거부하면서 또다시 '벼랑끝 대치'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국가디폴트가 현실화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금명간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셧다운 보름째이자 정부의 디폴트 예고 시점을 이틀 앞둔 15일(현지시간) 자체적으로 마련한 잠정예산안 및 국가부채 상한 단기 증액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한 의회 소식통이 전했다.

이 방안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연방정부 지출을 승인해 셧다운을 중단하는 동시에 내년 2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국가부채 상한을 높이는 게 골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료기기에 부과되는 세금을 2년간 보류하는 계획 등도 법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백악관과 민주당은 즉각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에이미 브런디지 백악관 부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예산안 처리와 국가부채 상환이라는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는 것을 놓고 '몸값'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면서 "공화당 하원의 제안은 셧다운을 초래한 티파티 진영을 달래기 위한 당파적인 시도"라고 평가절하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는 상원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나라를 희생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하는 베이너 의장에게 깊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상원에서 이뤄낸 진전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타결까지 요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자체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었던 베이너 의장은 "진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향후 방침에 대해 결정한 바 없다"면서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당 하원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협상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화당 하원과 백악관의 대치가 재현되면서 지난 주말부터 협상을 주도한 리드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상원 여야 지도부의 공식 협상도 일시 중단됐으나 '물밑 협상'은 계속 진행됐다.

마크 프리어(민주·아칸소) 상원의원은 이날 "10여명의 상원의원들이 합의안 초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상원과 백악관이 일단 상원을 통과할 수 있는 합의안을 오늘 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합의안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에 일부 변화를 주고 연방정부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 조치도 조정하면서 예산안과 국가부채 상한 증액안을 통과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의회 지도부와의 백악관 회동이 연기된 직후 매코널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합의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돼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정확한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리드 원내대표와 매코널 원내대표가 전날 한목소리로 '낙관론'을 밝힌 것으로 미뤄 사실상 합의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막판까지 양보없는 '치킨게임'을 이어감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막판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 모두 '미봉책'이기 때문에 연말연시까지 정국불안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다시 위기감이 부상하면서 133.25포인트(0.8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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