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관광 인재가 되어 두 나라 문화교류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으로 결혼 이주한 뒤 지난달부터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문화관광학을 공부하는 흐엉(25·여)씨의 당찬 포부다.
흐엉씨는 베트남 하노이대 한국어과와 하노이백과대학 정보기술학과에서 공부했다. 두 대학 모두 베트남 명문대학이다. 베트남 대학은 학기당 학비가 베트남 직장인 월급 수준인 한화로 10만∼25만원 수준이어서 가능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동시에 베트남에서 잘나가는 컴퓨터정보기술을 배워 빨리 사회에 진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흐엉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관광가이드로 일하다 2009년 만난 한국인과 결혼하면서 베트남에서의 사회진출의 꿈을 접었다.
결혼해 들어온 한국에서 그는 뜻밖의 차별과 마주했다. 그는 “3년간 인터넷, 전화, 때로는 직접 오가면서 연애한 끝에 지난해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결혼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 보니 생각지도 않은 타이틀이 주어지더라”며 “‘다문화가족’, ‘결혼이주여성’이라는 말이다. 이주여성들을 낮춰 부르는 의미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몹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흐엉씨는 한국 사회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방법은 스스로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또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도 나섰다. 그는 방송사 오디션에 응시해 합격했고, 지난 7월부터 KBS1 일요 아침 전원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시즌2에 출연 중이다. 그는 “다문화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을 가난하고 불쌍한 존재로 만드는 것 같아서 출연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원을 마친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한국관광공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