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불법파견 문제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거액의 강제금을 납부하며 버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장하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2년 동안 현대자동차가 불법파견 문제로 납부한 이행강제금은 53억3800만원에 달했다.
지난 2010년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 소속이었던 최병승 씨를 정규직화하라는 판결을 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아산, 울산, 전주 공장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이어졌다.
장 의원에 따르면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가 불법파견 및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구제명령을 했으나 현대자동차가 노동위원회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부과한 이행강제금이 53억3800만원이다.
이행강제금은 노동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따르지 않는 사용자에게 이행을 강제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며 최대 4회까지 부과할 수 있다.
장 의원은 “현대자동차가 4차까지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면서 끝까지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를 넘는 현대자동차에게 53억이라는 돈은 ‘껌값’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현행 이행강제금 제도가 4회 납부를 하고 난 이후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더 이상 처벌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오히려 현대자동차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 의원은 “현대자동차가 이행강제금을 53억이나 내면서 계속 버티는 것은 법의 심판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게 이행강제금으로도 부족하다면 감치명령 및 형사처벌 조항을 강화하여 사용자가 법을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불법파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의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직고용 전환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