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난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안' 결정 과정 전말

입력 2013-10-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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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의 계기가 된 기초연금 정부안 결정과정을 놓고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8월30일 청와대에 기초연금안을 보고한 이후 복지부 담당 실장이 청와대에서 기초연금에 관해 따로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전날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복지부 관용차량 운행기록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당초 이 간부는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복지부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에게 “지난번(14일) 국감에서 청와대와 접촉이 없었다고 했는데 차량기록이 있다”며 “9월2일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 동안 방문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실장은 “최원영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 등과 만나 업무협의를 했다”고 답했다. 협의 내용 중에는 기초연금에 대한 것도 있었다고 했다.

현재까지 감사 내용을 종합해보면 진영 전 장관이 지난 8월30일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주요정책 추진계획’에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면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저소득층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담겨 있었다. 대신 진 장관과 복지부는 소득연계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며칠 후 분위기는 급반전됐고 9월13일 복지부 담당 국장은 진 전 장관에게 구두로 보고한 후 청와대 실무자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진영 장관의 결재는 없었다.

14일 오전 국정감사에서 이영찬 복지부 차관은 “9월 중순 정부안을 청와대에 서면 보고할 때 진 전 장관 결재를 받았다”고 말했으나 오후 국감에서 이 답변이 뒤집혔다. 또 이에 앞서 9월2일 이태한 실장과 청와대 최원영 수석 간 회동이 확인된 것이다.

복지부가 기초연금 정부안 결정해 청와대에 보고한 시기는 진 전 장관이 사퇴를 결심하고 외부에 알린 때와 겹친다.

지금의 국민연금과 연계안이 애초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만들어진 민관 합의기구 ‘국민행복연금위원회’에서는 아무도 국민연금 연계안에 찬성하지 않았고 자문위원이 제시한 의견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양성일 복지부 연금정책관은 14일 국감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안은 (행복연금위원이 아니라) 참석한 전문가 자문위원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일 국정감사에서는 복지부가 국감 시작 이틀 전 ‘기초연금, 야당 의원 발언 대응’ 이란 문건을 여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것을 놓고 첨예한 공방이 벌어졌다.

의원들은 이영찬 차관의 사과 요구 등을 놓고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오전 내내 국감 질의도 못한 채 국정감사가 정회를 반복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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